한화오션 출범 1년으로 본 김동관의 '해양 비전'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 2024-05-24 05:19:38

시총 5배 증가, 재무건전성 대폭 개선…한화식 재편 성공
"양보다 질에 집중한다"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 전략 유지
미래 산업 대비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 전환 속도

[CWN 소미연 기자] 한화오션이 지난 23일로 출범 1주년을 맞았다. 한화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지난 1년간 경영 체질 개선, 공격적인 투자로 빠른 시간 내 정상 궤도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영지표가 이를 증명했다. 몸값은 5배 가까이 뛰었고, 올 1분기에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1년간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주인 없는 회사'로 부침을 겪었지만, 이제는 한화그룹 핵심 동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실제 한화오션은 그룹 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어 시가총액 2위를 자랑한다. 23일 종가 기준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0조2019억원, 한화오션은 9조4359억원의 규모다. 특히 한화오션은 그룹 편입 전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당시 2조원대 규모였다는 점을 돌이켜보면 놀라운 급성장이다.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년새 부채비율은 1858%에서 241%로 떨어졌고, 신용등급은 'BBB-'에서 'BBB+'로 두 단계 상승했다.

전망도 밝다. 높은 선가로 수주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건조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기대가 높다. 한화오션은 올해 역대 최다인 22척의 LNG 운반선을 건조한다. 내년에는 24척이 예정됐다. 앞서 한화오션은 올 1분기에 매출액 2조2836억원, 영업이익 529억원을 거두며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1분기 말 수주 잔액은 127조3470억원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선별 수주 전략과 전 사업 분야에 걸친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 개선에 집중해왔다"고 설명했다.

재계의 시선은 다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향한다. 그가 한화오션의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는데 이견이 없다. 한화오션의 전신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주도했고, 지금도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 전반에 관한 업무'를 맡고 있다. 그룹 안팎에선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설명한다. 적자 탈출 및 체질 개선을 통한 경영정상화, 해외 시장 확장 지원에 '차기 총수'가 직접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이 참여하는 국제 전시회도 때마다 찾아 세일즈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취재진 앞에서 한화오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한화오션의 데뷔전으로 불린 'MADEX(국제해양방위산업전) 2023'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많은 투자와 중장기적 전략을 세우겠다"며 "단순한 이윤 극대화보다는 국가 안보와 세계 속의 한국 방산 역사를 확대해 나가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공언했다. 평소 언론과 거리를 뒀던 김 부회장이 마이크를 잡고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는 점은 한화오션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방증한다.

한화오션 출범은 한화그룹 조선 사업 진출을 넘어 김승연 회장의 오랜 숙원을 실현했다는데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패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육해공을 아우르는 '한국판 록히드마틴'을 완성한 것이다. 그만큼 한화오션은 그룹 최대 인수합병(M&A) 성과로 꼽힌다. 동시에 김 부회장의 경영능력 시험대가 된다. 태양광 사업 성공으로 총수 후계자로서 입지를 굳혔다면 조선 사업이 경영권 승계 속도를 좌우하지 않겠느냐는 게 재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한화오션의 미래 전략은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Global Ocean Solution Provider)' 전환이다. 미래 해양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방산, 친환경, 해상풍력, 스마트 야드 등 4대 축을 중심으로 성장해 오는 2040년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 달성이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해외 생산거점 및 무인 첨단함정 기술 확보를 통한 초격차 방산 인프라 구축 △친환경 디지털 선박 개발을 통한 미래 조선 시장 주도권 확보 △해양 신재생에너지 가치사슬 육성 △스마트 야드로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내걸었다.

선별 수주 전략은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실적보다는 수익성 확보에 무게를 두고 시장 변수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저가 선박 공백은 특수선 수주로 공백을 메울 계획이다. 상선과 특수선의 사업 비중을 기존 90대 10에서 75대 25로 조정한다. 현재 하반기 공모를 앞둔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 입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매출 약 9조6000억원, 영업익 29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CWN 소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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