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환율 안정, 연금 일시적 방편 아냐”
신현준 기자
kyu0406@naver.com | 2025-11-28 11:03:24
전략적 환헤지 여부…“기금운용위 결정 사안”
수출 업체 원화 환전 인센티브…"현재 없지만 추후 검토 계획"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에 근접하자 정부가 환율 안정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구본철 부총리 겸 기획제정부 장관은 2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외환시장 관련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구 부총리는 최근 외환당국과 국민연금 간 ‘4자 협의체’ 구성 배경을 설명하며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조화하기 위한 ‘뉴 프레임워크’ 논의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부가 국민연금을 환율 안정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환율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일시적 방편으로 연금을 동원하려는 목적은 전혀 없다”라며 “기금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으로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근본적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략적 환헤지 재개 가능성에 대해 그는 “환헤지 여부는 복지부 장관이 주재하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전문성과 독립성을 바탕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기재부도 운용 일원으로서 안정성·유동성·수익성의 균형을 위해 논의에 참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략적 환헤지는 국민연금이 보유한 달러를 시장에 공급해 환율 급등 시 변동성을 완화하는 조치다.
구 부총리는 국민연금 개혁 이후 기금 적자 전환 시점과 고갈 시기가 늦춰진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기금 규모의 급증이 경제·금융 시장에 미칠 잠재적 부담을 지적했다.
그는 “국민연금 기금은 현재 1,400조원 수준이지만 향후 3,600조원 이상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GDP의 50%를 이미 넘어선 세계 3위 연기금이며, 보유한 해외자산도 우리나라 외환보유액보다 많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금의 해외투자 규모가 지나치게 빠르게 확대되면 국내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는 물가 상승과 실질소득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원화 기준으로 평가되는 기금 수익성 차원에서도 안정적 환율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장기적으로는 반대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금 회수 과정에서는 대규모 해외자산 매각이 불가피한데, 이 경우 환율의 하락 압력이 커져 연금 재원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달러를 보유한 수출업체의 원화 환전을 유도할 인센티브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수출기업들도 한국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고 나름 협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단기적인 인센티브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닫혀있는 것은 아니고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환율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꼽히는 '서학개미'들에 대한 세제상 패널티 가능성에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정책이라는 것이 상황 변화가 되면 언제든 검토하는 것이고 열려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날 대비 4.4원 내리 1,465,0월에 개장하며 원화 강세 흐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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