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85.8% “아동학대 신고·피소 불안”…담임 기피도 심화

신현준 기자

kyu0406@naver.com | 2026-05-15 18:23:49

 

▲초등교사노조는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실시한 ‘2026 스승의 날 맞이 교사 인식 설문조사’ 가운데 초등교사 응답자 5,462명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뉴시스

 

현직 초등교사 10명 중 8명 이상이 아동학대 신고나 피소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모호한 법적 기준과 학부모 민원·고소를 교육활동 위축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초등교사노조는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실시한 ‘2026 스승의 날 맞이 교사 인식 설문조사’ 가운데 초등교사 응답자 5,462명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전국 교사 7,18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초등교사의 85.8%는 아동학대 신고·피소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는 전체 학교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교육활동이 위축되는 원인으로는 ‘모호한 법적 기준’이 82.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학부모의 악성 민원 및 고소’가 80.5%로 뒤를 이었다.

초등교사노조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결국 문제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정서적 학대의 구성 요건이 모호한 현행 아동복지법은 정당한 교육 행위조차 신고의 빌미가 될 수 있는 구조를 방치하고 있다”며 “교사들은 교육활동 자체를 줄이거나 포기하는 방식으로 자신을 보호할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간다”고 밝혔다.

교육부 정책에 대한 현장 불신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정책 추진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응답한 초등교사는 87.5%였다. 이는 아동학대 신고·피소 불안감을 느낀다는 응답보다도 높은 수치다.

반면 교육정책이 공교육과 학생 성장에 기여한다고 답한 비율은 2.6%에 그쳤다. 교사들은 교육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탁상행정식 정책 추진’(58.5%)을 꼽았다.

이 같은 불안과 피로감은 이직·사직 고민으로도 이어졌다. 최근 1년간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한 초등교사는 57.3%로 과반을 넘었다. 사직을 고민한 배경으로는 ‘학부모 등의 악성 민원’이 68.1%로 가장 높았다.

담임 기피 현상도 뚜렷했다. 담임을 기피하는 이유로는 ‘학부모 상담·민원의 어려움’이 88.7%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는 담임 업무 부담 가운데 학부모 민원 대응이 가장 큰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강석조 초등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사들은 수업 중, 생활지도 중에도 내 말 한마디가 피소로 이어질까 걱정한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 교실의 현실”이라며 “교사를 고소 위협 앞에 방치하는 법, 악성 민원을 걸러내지 못하는 시스템, 교육 현장을 외면한 정책 등 세 가지 구조적 결함이 이어질 경우 교사뿐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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