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대명화학②] 다시 기지개 켠 ‘은둔의 패션 재벌’…사세 확장ing

조승범 기자

csb@cwn.kr | 2024-09-04 08:58:25

권오일 회장, 조용하지만 공격적인 M&A 재가동
자타공인 ‘패션계 큰손’…산하 브랜드만 200여개
▲ 지난달 15일 문을 연 마뗑킴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전경. 사진=하고하우스

[CWN 조승범 기자] 대명화학그룹은 패션업계 종사자들은 다 아는 거대 기업이지만 외부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대명화학그룹이 거느리고 있는 패션 계열사는 30여개, 계열사 산하에 있는 브랜드는 200여개에 달한다.

이렇게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특유의 조용하지만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구사해왔는데, 이는 대명화학 수장인 권오일 회장 특유의 방식에 따른 것이었다. 최근 2~3년간 이같은 M&A 행보가 잠잠했지만 모스트 인수를 통해 K-뷰티 진출을 선언한 데 이어 또 다른 패션 브랜드까지 사들이면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흔히 권 회장은 은둔의 경영자로 통한다. 외부에 노출되는 걸 꺼리고 계열사 미팅조차도 짧게 진행하며, 미팅 대부분은 대면 보고가 아닌 전화 통화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관한 정보도 지극히 제한적이다. 그가 대명그룹 경영에 참여하기 전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회계사 출신의 전업 투자자였다는 이력뿐이다.

권 회장은 경영인이 가지는 브랜드에 대한 열정과 태도를 비롯해 패션사업을 성공시키려는 의지를 중요시한다. 또한 진정성과 신뢰감을 핵심 가치로 본다. 이같은 원칙을 내세운 권 회장의 M&A 전략 덕분에 가능성 있는 브랜드를 두루 섭렵한 대명그룹은 지금의 패션 왕국을 건설했다.

대명그룹은 하이라이트브랜즈, 코웰패션, 케이브랜즈, 하고하우스, 모던웍스 등을 통해 다양한 브랜드를 전개한다. 대명그룹은 지난 2019년 핵심 패션 법인인 하이라이트브랜즈 지분 70%를 인수했다. 2021년에는 미국 골프브랜드 말본골프 국내 독점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골프웨어 사업을 시작했다.

하이라이트브랜즈는 코닥과 말폰골프 외에도 자회사 혹은 관계회사로 비바스튜디오, 하이라이트뷰티스, 망고리테일 등을 전개한다. 비바스튜디오는 무신사를 통해 성장한 키르시 등을 전개하는 곳이다. 하이라이트브랜즈가 초기 투자를 단행하면서 비바스튜디오 지분 20%를 확보했다.

하이라이트브랜즈는 스페인 대표 SPA브랜드 망고(MANGO)의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망고가 2018년 한국에 망고리테일코리아 법인을 세우고 직진출한 뒤 하이라이트브랜즈가 2021년 지분투자를 단행하면서 6대4 합작법인이 됐다.

또한 패션 업계에서 대명화학그룹을 또 한 번 격상시킨 마땡킴은 이른바 ‘3마’(마뗑킴·마리떼 프랑소와 저버·마르디 메크르디) 브랜드 중 하나다. 마땡킴은 대명그룹 산하 하고하우스(하고엘앤에프)가 운영 중이다. 

대명그룹은 지난 2020년 온라인플랫폼 ‘하고’를 운영하는 하고하우스를 지분투자 방식으로 계열사로 편입했으며, 마르떼 프랑소와 저버는 계열사 레이어가 전개 중이다.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면서 마뗑킴과 함께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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