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근무 형태 도입, 과연 긍정적으로 보아야 하는 것인가?
강수진
diny2235@naver.com | 2022-06-07 13:34:49
코로나 이후 메타버스 플랫폼을 사용하는 원격 근무 형태 채택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개발자의 비중이 높은 최근 네이버, 직방 등 IT 대기업 등이 메타버스 원격 근무를 도입하는 추세이다.
최근, 직방은 서울 본사를 없애고, ‘소마(Soma)’라는 메타버스 공간에 가상오피스를 마련하여 원격 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직방은 지난해 2월부터 오프라인 사무실을 없애면서 원격 근무를 채택했다. 그리고 지난해 7월, 가상 오피스인 메타오피스로 본사를 이전하며, 원격 근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검증했다.
네이버도 최근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라는 주 5일 원격 근무 형태를 도입하여, 현장 근무와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출근 형태에 자유도를 두었다.
메타버스를 사용한 근무를 경험한 직원들은 “재택근무와 다르게 소속감을 느끼면서 실시간으로 업무 대화가 가능해져 빠른 일 처리가 가능해졌다”라고 말한다.
직방은 “메타버스 공간으로 본사를 이전한 뒤 국적과 거주지역에 상관없이 유능한 인재들을 확보하고 있다”라며, 메타버스 원격 근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메타버스 원격 기업 채택이 증가하는 가운데, 모든 기업이 이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만은 아니다.
카카오는 지난달 말, 7월부터 메타버스 근무제를 본격 시행한다고 발표했으나 단 하루 만에 재검토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카카오 측은 '메타버스 근무제'를 직원의 업무 효율성을 도우면서 카카오의 대표 문화로 채택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시간 음성 채팅 프로그램 접속 의무화와 전 직원이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하는 시간을 정했다. 이에, 카카오 직원은 지나친 감시와 유연 근무제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비판해, 집중 근무 시간과 음성 소통 기능 적용을 재검토한다고 공지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 CEO인 일론 머스크는 재택근무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는 직원은 퇴사자로 간주한다고 공지하면서 재택근무 제도를 전면 제거했다.
이 외에도 익명의 어느 한 플랫폼 기업 노조 관계자는 “회사 내의 모든 직군에 메타버스 근무 형태를 도입하기 어려워 차별이 생길 수 있고, 내부의 중요한 정보들이 유출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메타버스를 이용한 근무 형태는 장소에 상관없이 인재를 채용할 수 있으며, 퇴사 압박이 줄어든다. 하지만, 사람 간의 '연결'의 강조와 효율적인 근무를 유지한다는 명분이 오히려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 게다가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소통과 협업에는 한계가 존재하여 원활한 근무 진행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메타버스 근무 형태 도입은 원격 근무가 증가하고 있는 현재, 더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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