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전문가 "틱톡이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경고

박채원

desk@codingworldnews.com | 2022-10-31 16:07:30

인기 숏폼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전 세계 사용자 수 10억 명을 돌파하면서 사용자의 정신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가 지금도 틱톡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베를린 막스플랑크 인간발전 연구소의 필립 로렌즈 스프린(Philipp Lorenz-Spreen) 연구원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틱톡과 틱톡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당혹스럽다. 틱톡의 정신건강 관련 연구는 업계에서 뒤처진 수준이다. 바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스프린 연구원을 포함한 다수 전문가는 틱톡이 전 세계 청소년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널리 확산되었다는 사실을 고려했을 때, 틱톡이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사실이 특히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NS 활동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해 페이스북 내부고발자인 프란시스 하우겐(Frances Haugen)이 인스타그램의 10대 사용자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폭로하면서 논란이 되었다. 당시 인스타그램의 유해 콘텐츠 유포 문제와 강력한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러나 틱톡도 인스타그램과 비슷한 유해 콘텐츠를 공유하지만, 특이한 콘텐츠 공유 구조가 우려를 키웠다. 2021년, 어느 한 내부 문건을 통해 틱톡은 사용자의 콘텐츠 시청 시간을 최대화하는 데 최적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틱톡은 독특한 알고리즘과 접근 페이지를 배치해, 연대순 알고리즘 피드 중 극단적인 콘텐츠 공유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틱톡에서는 알고리즘이 강화한 위험한 챌린지 영상 검증이 갈수록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항히스타민 디펜히드라민을 다량 복용함으로써 환각에 빠지게 하는 ‘베나드릴 챌린지(Benadryl challenge)’ 때문에 실제 사망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로스엔젤레스 법원에는 틱톡의 베나드릴 챌린지 콘텐츠가 8~9세 소녀의 사망을 유도했다는 내용의 소장이 제출되기도 했다.

소아과 전문의 마이클 리치(Michael Rich)는 베나드릴 챌린지 콘텐츠와 관련, “틱톡은 다른 SNS 플랫폼보다 행동 실천을 유도하는 성격이 강하다. 결과적으로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 동시에 간혹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콘텐츠가 주목받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라고 언급했다.

틱톡 알고리즘 조사 전문 디지털 권리 단체 트래킹 익스포즈드(Tracking Exposed)의 공동 국장 마크 파둘(Marc Faddoul)은 다른 SNS 플랫폼보다 틱톡의 관심사 감지 속도가 더 빠른 점도 문제를 키운다고 지적했다. 틱톡의 추천 콘텐츠 제공 페이지는 사용자의 관심사를 순식간에 파악한 뒤 관련 콘텐츠를 다량으로 제공한다.

파둘 국장은 “틱톡은 사용자에게 특정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감정적으로 서서히 이입하도록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사용자에게 실제로 영향을 미치면서도 유해성을 인지하기 어려운 콘텐츠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틱톡 콘텐츠는 사용자가 하루아침에 우울증에 걸리도록 하지 않는다. 대신, 매일 콘텐츠를 소비하도록 유도하면서 정신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틱톡은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콘텐츠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가디언의 문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또한, 정신건강 스타트업 Cerebral과의 협력 관계나 틱톡 자체 광고에 사용하는 의학 정보 정책 설명도 거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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