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사이버 범죄 공장, 온라인 스캠에 인신매매 피해자 동원…정부 소탕 작전 효과는 글쎄?
고다솔
desk@codingworldnews.com | 2022-11-14 17:50:08
해외 매체 레스트 오브 월드가 캄보디아에서 직원을 노예 삼아 각종 사이버 범죄를 저지르는 이른바 사이버 범죄 공장이 성행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린 네(Linh Ne)라는 여성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캄보디아로 납치돼 베트남 국경 인근 지역인 바벳(Bavet) 소재 사이버 범죄 공장에서 온라인 스캠 행위에 동원됐다고 밝혔다. 현재 19세인 린은 2년간 사이버 범죄 공장의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매일 할당량을 채울 때까지 장시간 온라인 스캠 글을 올려야 했다. 린은 주로 쇼핑 플랫폼 티키(Tiki)에서 베트남 사용자에게서 금전을 갈취하도록 지시받았다. 잠시 다른 공장에 동원되었을 때는 로맨스 스캠으로 피해자의 금전을 갈취하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
린은 자신이 생활하던 공장에 경찰이 급습하자 사장의 지시에 따라 다른 직원 30명과 툭툭을 나누어 탑승하고 베트남으로 도망치면서 사이버 범죄 공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린이 2년간 갇혀 지난 바벳 지역은 캄보디아에서도 사이버 범죄 공장이 가장 성행하는 곳이다. 어느 한 사이버 범죄 공장 인력 중매인은 매일 바벳 지역에서 사이버 범죄에 동원되는 이들의 수가 약 2만 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그러나 캄보디아 당국은 자국으로 이주한 뒤 사이버 범죄 공장으로 끌려간 이들의 수가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사이버 범죄 공장에 근무하는 이들은 고액의 연봉을 내세우는 인신매매범이나 친척의 속임수에 넘어가 노예처럼 각종 사이버 범죄에 동원된다.
심지어 일부 사이버 범죄 공장 측은 범죄 지시를 응하지 않는 이들을 굶긴다. 또,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는 이들은 구타나 전기 충격 고문을 받게 된다.
캄보디아 정부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따라 지난 8월 말, 사이버 범죄 공장 소탕 작전에 나서기 시작했다. 이후 캄보디아 현지에서는 정부의 온라인 스캠 작전으로 혼란이 더해지는 추세이다. 캄보디아 정부는 지금까지 사이버 범죄 공장 핵심 운영자로 의심되는 이들 100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소탕 작전이 활발하게 펼쳐져도 사이버 범죄 공장은 꾸준히 인신매매로 온라인 스캠 작전을 펼칠 이들을 확보한다. 캄보디아 사이버 범죄 공장으로 온라인 스캠 인력을 넘기는 인신매매범 에리카(익명)는 기업과의 거래에 따라 정당한 대우를 보장한다는 조건을 담아 설득력이 있는 채용 공고를 이용해 사이버 범죄 공장에서 일할 인력을 계속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 해킹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으나 현재 베트남 정부 산하 사이버 범죄 전문가가 된 응고 민 히에우(Ngô Minh Hiếu)는 온라인 스캠 웹사이트 차단에 나선다. 그러나 10월, 캄보디아 정부가 사이버 범죄 공장 소탕 작전을 활발하게 펼쳐도 온라인 스캠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매일 스캠 웹사이트가 대거 사라진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새로운 웹사이트가 우후죽순으로 등장한다. 사이버 범죄 공장 운영에 투자할 자금이 있다는 의미이다. 반면, 사이버 범죄 공장에서 노예처럼 온라인 스캠에 동원되는 이들은 약속한 임금을 받지 못한다. 사실상 사이버 범죄 공장의 운영 시 지출하는 비용이 적다”라고 설명했다.
또, 사이버 범죄 공장은 엄연히 불법 행위를 하지만, 스캐머를 영업팀으로, 공장에 인신매매 피해자를 넘기는 행위를 의뢰인 소개로 칭하는 등 합법적인 기업체로 위장한다. 이 때문에 채용 공고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가 사이버 범죄 공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인신매매임을 눈치채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사이버 범죄 공장의 인신매매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정부의 소탕 작전이 사이버 범죄 공장의 퇴치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최근, 사이버 범죄 공장 소탕 작전을 총괄하는 캄보디아 내무부 장관은 온라인 도박 기업이 이용하는 기술을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현지 언론은 사이버 범죄 공장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만 한다고 보도했다.
응고 민 히에우는 매체에 자신이 운영하는 자발적 사이버 범죄 공장 퇴치 커뮤니티에서 사이버 범죄 공장으로 의심되는 웹사이트를 하루 평균 8,000곳 발견한다고 말했다. 대다수 웹사이트 IP 주소는 캄보디아 주소이다. 응고 민 히에우는 사이버 범죄 공장 웹사이트가 클라우드페어(Cloudflare)나 고대디(GoDaddy) 등 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해 정체를 숨기기 때문에 사이버 범죄 공장 운영 조직 검거가 어렵다고 전했다.
[ⓒ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