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위대, 정부 감시 피할 수단으로 오프라인·검열 우회 기술 동시 활용
최은희
desk@codingworldnews.com | 2022-12-05 16:24:09
11월 말, 중국 전역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 항의 시위가 촉발됐다. 이른바 ‘백지 시위’라고 알려진 이번 시위에서 시위대는 코로나19 봉쇄 조치 반대를 넘어서 중국 정부의 엄격한 인터넷 검열에도 맞서 싸운다.
해외 테크 매체 레스트 오브 월드는 중국 시위대와의 인터뷰 내용을 중심으로 백지 시위에서 많은 시위 참가자가 오프라인과 검열 우회 기술을 이용해 시위 조직 활동을 이어간다고 전했다.
먼저, 보안 우려와 솔직한 의견 공개를 위해 익명을 요청한 상하이 소재 대학교 재학생 리틀A(Little A)는 공공장소에서 백지를 드는 것부터 대학 캠퍼스 화장실 가판대 낙서까지 시위대가 정부 감시를 피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오프라인에서 해결책을 찾는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여러 공공장소 중 유일하게 감시가 펼쳐지지 않을 법한 공중화장실 벽에 구호를 작성하면서 메시지를 전파한다.
게다가 이번 시위 확산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우루무치 화재 사고 이후에는 검열 우회 기술을 함께 사용하는 사례도 증가했다. 많은 시위대가 코드가 적용된 위챗 메시지와 VPN, 일부 추측을 조합해 시위 참석 인원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자신의 정체를 알아차릴 것을 우려하여 앱너(Abner)라는 가명을 요청한 어느 한 상하이 시위 참석자는 자신의 친구가 저녁 식사 계획으로 위장한 위챗 메시지를 통해 다음 시위 일정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애플 기기 사용자는 에어드롭 기능을 활용하기도 한다. 애플이 중국 아이폰 기기의 에어드롭 기능을 같은 장소에 있는 다른 아이폰 사용자와 이미지를 최대 10분간 공유할 수 있도록 변경했으나 시위대는 공공장소에서 에어드롭 기능으로 시위 현장 사진과 메시지를 공유한다.
레스트 오브 월드가 분석한 바와 같이 중국 백지 시위의 디지털 전략이 2019년 홍콩 시위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대표적으로 시위대는 텔레그램을 사용해 경찰 배치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도 하고, 체포된 시위 참가자를 지지하기도 한다. 또,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은 중국 시위 상황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해외 메시지 및 SNS 플랫폼을 사용하려면, VPN 접속이 필요하다. 이에, 중국 공안은 시위대 심문과 개인의 스마트폰 기기 검사를 통해 VPN 사용 여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시위대는 이에 맞서 포커스(Focus) 모드 전환, 연령 제한 설정 기능 활용 등 VPN 앱을 공안의 눈에서 숨길 수 있는 요령을 공유한다.
한편, 중국 사회 운동 및 미디어를 연구하는 로즈 루치우(Rose Luqiu) 홍콩침례대학교 부교수는 “중국 정부는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는 개인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다. 중국 시위대 모두 다수가 지켜보는 공공장소에서 정부 비판 시위에 참석한다. 그와 동시에 SNS 게시글과 SNS 게시물을 목격한 이들을 통해 시위대의 메시지를 널리 퍼뜨린다”라고 설명했다.
루치우 교수는 “정부의 검열은 집단 행동 분산화와 분열을 유도하지만, 연쇄 효과를 멈추지는 못한다. 예기치 못한 집회와 같이 대규모 시위가 발생할 시점을 알지 못하여 정부 당국은 시위를 진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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