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사용자 빼앗은 '마스토돈', 6개월 만에 인기 시들

고다솔

desk@cwn.kr | 2023-05-12 11:52:35

출처: Mastodon

지난해 10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자 백인 우월주의, 성 소수자 및 유대인 혐오 성향의 트윗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 때문에 기존의 상당수 누리꾼이 트위터 사용을 중단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비교적 인지도가 낮았던 오픈소스 분산화 SNS인 ‘마스토돈(Mastodon)’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기존 트위터 사용자의 마스토돈 대규모 유입 추세가 관측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마스토돈 사용자 수가 다시 감소세를 기록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마친 직후 마스토돈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8배 증가한 260만 명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마스토돈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120만 명으로 감소했다. 마스토돈이 트위터를 위협할 최고 라이벌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과는 다른 흐름이다.

마스토돈의 여러 서버는 개인적으로 만들기 쉬우며, 관리자가 악성 사용자를 퇴치할 목적으로 다른 서버를 차단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보다 콘텐츠 관리가 훌륭하게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콘텐츠 관리와 관련하여 마스토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기술 전문 변호사이자 법학 교수인 티파니 리(Tiffany Li)는 마스토돈의 사용자 기반 층이 적어, “악성 사용자와 다수 사용자의 불쾌함을 유발하는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적다”라고 설명했다.

일러스트레이터인 J 로건 캐리(J Logan Carey)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트위터 계정보다 마스토돈 계정 팔로워 수가 훨씬 더 적다. 하지만 트위터에서는 브랜드나 유명인이 아니면 모든 것이 알고리즘에 가려지는 느낌이다. 반면, 마스토돈에서는 많은 이들이 실제로 게시글을 보는 것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시스템 엔지니어인 브렛 엘리프(Brett Elliff)는 “내가 팔로우하고 싶은 이들의 게시글만 볼 수 있다. 또한, 마스토돈에는 트위터와 같은 공허한 외침이 없으며, 실제 사용자 간 의미 있는 대화가 이루어진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마스토돈의 콘텐츠 관리를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트위터처럼 타인을 겨냥한 공격성 메시지 퇴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노스리지캠퍼스 철학 부교수 조나단 플라워스(Johnathan Flowers)는 지난해 11월, 마스토돈 계정을 개설하고 인종 정책 관련 몇 가지 관측 사항을 게재했다. 이후 흑인인 플라워스 부교수는 많은 사용자에게서 인종 정책 관련 게시글을 콘텐츠 경고 뒤에 숨기라는 요구를 받았다.

플라워스 부교수는 “일부 사용자는 자신들이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디지털 공간에서 문화적 규범을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나에게 불만을 제기했다. 인종 정책 관련 게시글에 불만을 제기한 이들은 인종 문제와 관련하여 사회적 위로를 받을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플라워스 부교수가 콘텐츠 경고 뒤에 게시글을 숨기라는 다른 사용자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자 인종차별적 욕설이 쏟아졌다. 플라워스 부교수는 “트위터에서는 인종 문제를 다룬 게시글을 올린 뒤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받기까지 약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마스토돈에서는 게시글 게시 후 48시간 만에 욕설이 쏟아졌다”라고 밝혔다.

플라워스 부교수는 욕설 관련 문제에 사용하기 어려운 마스토돈의 검색 기능 때문에 현재는 마스토돈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실제로 플라워스 부교수 이외에도 트위터 사용 중단 후 마스토돈 계정을 생성한 사용자 사이에서 마스토돈 사용법이 어렵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콜로라도대학교 볼더캠퍼스 교수 나단 슈나이더(Nathan Schneider)는 “마스토돈의 사용 사례 증가 추세가 확실히 둔화되었다. 많은 사용자가 마스토돈 사용이 어렵다고 느낀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 마스토돈은 기존 SNS 기업과의 경쟁을 직면했다. 메타는 P92라는 코드명으로 자체 분산화 소셜 네트워크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메타의 분산화 SNS는 액티비티펍(ActivityPub)에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트위터 공동 창립자이자 전 CEO인 잭 도시(Jack Dorsey)는 자체 프로토콜을 확립한 분산화 소셜 미디어 앱인 블루스카이(Bluesky)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편, 마스토돈 창립자 오이겐 로흐코(Eugen Rochko)는 실리콘밸리의 수십만 달러 상당의 투자 제안을 거절했다. 마스토돈은 패트리온(Patreon)의 기부를 통해 주로 자금을 조달하며, 현재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담당 정규직 직원은 단 한 명이다.

이에, 슈나이더 교수는 “마스토돈이 투자 제안을 거절한 것이 고무적이다. 만약, 투자 제안을 받아들이고 벤처 캐피털이 요구하고는 했던 독점적 사업 모델을 채택했다면, 마스토돈이 더는 존재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슈나이더 교수는 마스토돈에는 훌륭한 대안 모델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여전히 사회에는 더 나은 것에 투자할 능력이 없다는 고질적인 문제가 남아있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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