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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G손해보험 노조가 인수철회 공표를 외치며 메리츠빌딩 앞에 모였다. 사진 = 권이민수 기자 |
[CWN 권이민수 기자] 강남 메리츠타워 앞이 MG손해보험 파란 조끼 물결로 넘실거렸다. 수의계약 방식으로 예금보험공사가 MG손보를 매각할 예정인 가운데, 메리츠화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MG손보 노조 측은 "메리츠화재의 MG손보 인수는 또 다른 시장 교란"이라며 "메리츠화재가 인수철회를 공표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10일 오후 4시 MG손보 노조는 메리츠타워 앞에 모여 '밀실야합 메리츠 수의계약 결사반대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었다. 수백명의 MG손보 임직원들이 모여 결의를 다졌다.
MG손보는 지난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금융위 등 금융당국 경영관리를 받고 있다. 예보는 금융위 업무위탁을 받아 MG손보 공개매각을 진행하고 있으며 총 4번 매각을 진행했으나 모두 유찰됐다. 이에 예보는 "매각주관사, 법률자문사 검토결과 등을 바탕으로 최종 유찰 처리됐다"며 "향후 수의계약을 통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마지막 4번째 입찰에서 메리츠화재가 깜짝 등장하면서 MG손보 직원들과의 갈등이 점화됐다.
MG손보 노조 측은 "메리츠화재가 MG손보의 고객 DB와 우량자산, 예보의 지원 자금을 편취하려 한다"며 "메리츠화재의 인수 전제조건이 '주주가치 제고'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한 만큼 자기이익 성취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금융당국과 짜맞춘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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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 중인 배영진 MG손해보험 지부장. 사진 = 권이민수 기자 |
배영진 MG손보 노조 지부장은 "MG손보를 인수하고 싶으면 먼저 법률 리스크를 해결하고 몸을 정갈히 하라"며 "주주가치만 제고하고 노동자의 가치는 내팽개치면서 야욕을 부리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배 지부장이 말한 법률 리스크는 지난 8월 메리츠증권 전 임직원들이 재직 당시 알게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대출 청탁과 함께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건을 말한다.
박씨는 증권사 재직 시절 얻은 직무상 정보를 활용해 부동산을 매매했고, 이로 인해 100억원 상당의 매매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자신의 가족 명의 회사를 이용했고, 부동산 구매 자금 마련을 위해 2014년부터 2017년 9월까지 메리츠증권이 이를 중개하는 것처럼 속인 혐의를 받는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부동산을 구매해 차익을 거둔 박씨는 대출 알선 대가로 김씨와 이씨에게 각각 4억6000만원, 3억8000만원 상당을 건넨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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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의를 다지는 MG손해보험 노조. 사진 = 권이민수 기자 |
한편 MG손보 노조 측은 예보의 투명한 수의계약과 메리츠화재의 인수철회를 요구하며 강남 메리츠빌딩 앞에서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배 지부장은 "예보는 9월 24일까지 서류제출 기한을 각 기업에 준 것으로 아는데 지금의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전입신고를 해서라도 빌딩 앞을 지키며 싸워나갈 것"이라며 메리츠화재에 경고했다.
메리츠화재 측은 MG손보 인수건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어 어떤 입장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CWN 권이민수 기자
minsoo@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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