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임기 초반부터 악재...뉴포스코 향방은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 2024-04-29 14:00:00

실적 부진, 노사 갈등에 경영 전략 수정 불가피
이차전지소재 투자 속도조절, 노조 달래기 고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CWN 소미연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임기 시작과 동시에 보릿고개를 만났다. 공식 취임 한 달여 만에 실적 부담을 안게 됐고, 노사관계 회복을 통한 경영 정상화 과제가 시급해졌다. 숨돌릴 틈도 없이 '100일 현장경영'에 돌입하며 혁신과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지만, 직면한 경영 환경이 장 회장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룹 안팎에선 비상경영을 위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실제 포스코그룹의 사업 양대 축인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부문이 장기 불황, 전기차 시장 캐즘에 타격을 받았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조520억원, 58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17.3% 줄었다. 전망도 밝진 않다. 특히 철강 부문의 경우 중국 부동산발 침체와 중동 정세 불안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샀다.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도 이 같은 변수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대비책을 묻는 질문이 많았다.

이에 포스코그룹은 경제적 관점의 저탄소 생산체제와 AI가 결합된 인텔리전트 팩토리(Intelligent Factory) 전환으로 철강 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은 전고체 등 차세대 소재 조기 상업화, 연내 리튬·니켈·전구체 공장 가동을 통한 배터리 풀밸류체인(Full Value Chain) 완성으로 전기차 시장 캐즘을 돌파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다만 일부 사업 투자는 속도조절을 예고했다. 전기차 및 배터리 업체들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뜻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연결 투자계획으로 10조8000억원을 수립했다. 지난해 투자 계획(11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감액이 약 5000억원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투자 집행률(76%)과 투자 일부가 올해로 이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기조가 보수적으로 돌아섰다는 해석을 낳는다.

이차전지소재 생산 목표량도 수정됐다. 2026년 기준으로 △양극재는 44만5000t에서 39만5000t으로 △리튬은 16만6000t에서 9만6000t으로 △니켈은 7만3000t에서 4만8000t으로 축소했다. 천연흑연(8만t)과 인조흑연(2만t) 투자는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다. 실리콘음극재(7만t) 투자는 2026년에서 2027년으로 1년 순연한다. 리사이클링 투자는 2027년 이후로 미뤘다. 성장 방향성은 유지하되 시장 변화에 대한 발빠른 대처, 적기 투자를 위해 숨고르기를 택한 것이다.

앞서 장 회장은 취임 직후 '포스코미래혁신전담팀(TF)'을 가동해 그룹 경영 현황 전반을 점검해왔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공표된 7대 미래혁신 과제가 그 결과물이다. 본원 경쟁력 강화, 수평적 조직문화 구현, 이해관계자의 신뢰 회복, 새로운 경영비전인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 달성이 목표다.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영체제 전반을 혁신해 초일류 기업 도약을 위한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게 장 회장의 설명이다.

문제는 역시 노조와의 갈등이다. 포스코의 대표교섭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이 최근 회사 측을 상대로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에 고발장을 내면서 노사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쟁점은 조합원 탈퇴 종용 여부다. 노조 측은 장 회장의 취임 전후로 45일 동안 2300여명의 조합원이 탈퇴했다며 사측의 조직적인 부당노동행위를 의심하고 있다. 사측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도리어 관계법규와 단체협약 등에 따라 노조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재계는 장 회장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회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노사 갈등이 부각된 만큼 그가 제시할 해결책에 따라 상반된 분위기를 만들어낼 것이란 판단에서다. 노조의 이번 고발이 사측의 만연한 불법행위를 폭로하는 장이 되거나, 반대로 노조의 새 경영진 길들이기로 보여질 수 있다는 얘기다. 어느 쪽이든 경영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장 회장은 취임 초기 밝혔던 '신뢰를 바탕으로 선진 노사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사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CWN 소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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