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WB 기술의 미래는?
신효리
tworee@naver.com | 2021-01-25 10:23:17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군용 레이더와 첩보 통신에만 제한적으로 이용되었던 초광대역(UWB, Ultra-wideband) 기술은 정확하고 안전한 실시간 위치 정보 기술로 재탄생했다. 애플은 아이폰 11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U1이라는 맞춤형 UWB 칩을 탑재했다. 이후, 아이폰 12 시리즈뿐만 아니라, 애플 워치 시리즈 6에도 U1을 탑재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UWB 선행 기술 확보를 위해 대대적인 R&D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20 울트라에 UWB 기술을 탑재했고, 이어서 갤럭시 Z 폴드 2에도 UWB를 탑재했다.
이처럼 많은 주목을 받는 UWB에 대해 알아본다.
현재 UWB의 주 용도는 위치 포착 및 장치 범위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기존의 블루투스와 와이파이와 비슷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UWB가 더 정확하고, 전력 소모가 더 적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UWB는 기존의 무선 통신 기술보다 ‘매우 넓은 대역’에 걸쳐 ‘낮은 전력’으로 ‘대용량’의 정보를 전송하는 무선통신 기술이다. 이는 블루투스나 와이파이처럼 전파를 사용하는 단거리 무선 통신 기술인 것은 동일하지만, 가장 큰 특징은 ‘굉장히 높은 주파수에서 운영된다’는 것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러 GHz대에 이르는 광폭 스펙트럼을 사용하고, 따라서 레이더처럼 지속해서 전체 공간을 스캔하여 물체를 포착하면서도 동시에 데이터를 통신할 수 있다.
이는 모바일 기기가 주변 환경을 잘 인지할 수 있도록 작동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서는 다양한 기기들이 상호연결되어, 안전한 원격 결제부터 리모컨의 위치 찾기까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UWB는 넓은 면적의 공간에서 정확한 탐색이 가능하므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공항에서 음식점을 찾거나 주차된 자동차의 위치를 파악할 수도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스마트폰에 UWB 기술이 접목되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이것이 스마트폰에서 어떤 용도로 쓰일까? 사실상 UWB 기술은 소비자 시장에서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아이폰도 UWB 기술이 들어간 U1 칩이 내장되어 있긴 하지만 이를 사용할 수 있는 관련 애플리케이션이 별로 없다. 에어드롭에 내장되어 가장 가까이 있는 다른 기기를 찾아 보여주지만 U1를 지원하는 다른 아이폰에만 작동하며, 이는 내세울 수 있는 실제 기능보다는 개념 증명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애플이 현재에도 UWB 기술을 최신 스마트폰에 접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UWB 기술을 발전시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로 이론적으로 U1은 더 많은 일상적인 문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에 따라 어느 장치에 알림을 보낼지 등 상황 정보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다. 혹은 인공 지능 비서 ‘시리’ 요청을 처리할 장치를 쉽게 결정하고, 실내 공간 안내에 활용되거나, 공간에서 항목을 더 정확하게 찾을 수 있어 애플의 증강 현실에 대한 야망을 강화할 수도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U1 칩이 새로 개발될 수 있는 영역은 다양하다. 애플의 경우에는 UWB 칩 설계에 투입한 자원과 이 칩을 가장 인기 있는 제품에 탑재했다는 점에서, 그 잠재력을 분명히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은 것은 대중을 설득하는 것뿐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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