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미얀마 군부 페이지·폭력 선동 게시글 유포...추천 알고리즘 탓

고다솔

sol0122@hanmail.net | 2021-06-28 17:11:26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여전히 미얀마 전역에서는 민주화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군부의 무자비한 진압 때문에 사망자 수는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미국 주간지 타임은 최근, 페이스북이 미얀마 군부 세력을 옹호하는 선동 광고 유포에 일조한 사실을 관측했다.

페이스북, 미얀마 군부 계정·관련 게시글 유포
타임은 인권 단체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를 인용, 페이스북이 인권 탄압과 폭력 위험성 때문에 군부와 관련된 계정을 금지했으나 여전히 군부를 옹호하는 페이지 홍보와 관련 게시글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2월, 미얀마 군부 세력인 타트마도(Tatmadaw)가 지난해 11월에 치른 선거가 부정 선거라고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때, 페이스북은 당시에도 인권 탄압과 폭력, 거짓 정보 유포 위험성을 인지하고, 타트마도의 페이스북 활동을 금지했다.

더 나아가 페이스북은 4월, 미얀마에만 적용할 특수한 규정을 도입해, 군부의 반정부 인사나 시위대 체포 행위, 민간인 대상 폭력 행위 등을 찬양하거나 지지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글로벌 위트니스는 지금도 군부의 폭력을 선동하는 페이지와 그룹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페이지와 그룹 모두 플랫폼 게시글에 '타트마도'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페이스북의 미얀마 군부 차단, 무엇이 문제였나?
그런데도 미얀마 군부 페이지와 관련 게시글이 지금도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글로벌 위트니스 측은 페이스북의 추천 알고리즘을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추천 알고리즘이 사용자에게 자동으로 친군부 성향의 선동 광고 페이지로 초대했기 때문이다.

사실, 페이스북은 2018년에도 한 차례 미얀마에서 이루어지는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한 폭력 행위 선동 게시글 유포를 막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 차례 밝힌 바 있다.

페이스북은 이에 대응하고자 미얀마어를 구사할 수 있는 콘텐츠 관리자 100여 명을 채용해, 자체 플랫폼 내 로힝야족을 겨냥한 혐오 발언과 로힝야족 혐오 콘텐츠 유포 알고리즘 등을 감시하도록 했다. 그런데도 문제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리고, 2018년에 이어 지금도 군부의 폭력 행위를 효율적으로 퇴치하지 못하고 있다. 타임은 페이스북의 콘텐츠 관리 노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테크 기업의 책임감 강화 노력을 위해 설립된 테크 책임감 계획(Tech Accountability Initiative)의 빅토르 리오(Victoire Rio)는 페이스북의 현재의 문제와 관련, "페이스북이 계속 자사의 정책을 성공적으로 강행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미얀마 군부 지지 페이지를 처리하는 페이스북 관리자가 집중 감시 대상이 된 문제 페이지 외에 다른 페이지에도 폭력 선동 게시글을 올린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문제가 되는 똑같은 게시글을 처리할 능력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 규정을 위반해 차단된 사용자가 다른 계정을 생성하고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이에 대처할 규정을 두고 있지만, 종종 엄격한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대응은?
한편, 페이스북 대변인은 글로벌 위트니스가 발견한 미얀마 군부 지지 및 폭력 선동 관련 콘텐츠와 페이지를 모두 삭제했다고 밝혔다.

또, 공식 성명을 통해 "페이스북은 계속 미얀마와 관련된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면서 문제가 되는 게시글이나 페이지, 그룹 등에 즉각 대응한다. 미얀마에서 게재된 혐오 발언을 99% 삭제했다. 또, 페이스북이 타트마도를 금지하고 조직화된 거짓 행위(Coordinated Inauthentic Behavior)를 거듭하여 차단하면서 미얀마에서 페이스북 서비스를 악용하면서 해로운 콘텐츠 유포가 더욱 어려워지도록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리오는 "페이스북은 문제성 게시글 삭제 비율이 매우 높다고 주장하지만, 페이스북 전반에 걸쳐 감지되지 않은 채로 끊임없이 퍼지는 다량의 문제성 콘텐츠를 모두 고려하여 계산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차단된 사용자나 단체가 다른 계정을 새로 생성하면서 페이스북에 복귀하는 것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문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