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메타버스, 홍콩 제2의 혁신 기술 시대 견인할까?
최은희
desk@codingworldnews.com | 2022-06-22 18:19:09
1997년, 홍콩에 당시 가장 주목할 만한 첨단 기술 기반 결제 시스템으로 제작한 교통카드인 옥토퍼스 카드(Octopus card)가 등장했다. 옥토퍼스 카드는 출시 직후 홍콩의 세계 최고 수준 인프라, 법치주의, 비즈니스 친화 정책, 유능한 인재 확보 노력의 상징이 되었다.
무엇보다도 옥토퍼스 카드는 곧 홍콩의 혁신 기술 채택을 시사했다. 홍콩 시민 대부분 순식간에 비접촉 스마트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옥토퍼스 카드는 적용 범위가 홍콩 전역의 대중교통 체계에서부터 유통부문, 톨게이트, 주차 시설, 공교육 기관, 주거 및 상업 지구 등으로 확대되었다.
그리고 옥토퍼스 카드 출시 후 25년이 지난 현재, 홍콩에서는 또다시 옥토퍼스 카드가 일으킨 혁신 기술 채택 물결을 기대한다.
홍콩 영문 일간지 SCMP는 메타버스와 NFT 기술이 홍콩에 제2의 혁신 기술 채택 물결을 일으킬 가능성을 보도했다.
홍콩 현지 비디오 게임 개발사 애니모카 브랜드(Animoca Brands) 공동 창립자인 얏 시우(Yat Siu)는 홍콩 테크 부문이 최근 들어 흥미로운 혁신 기술을 채택하는 사례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시대를 기점으로 메타버스와 웹 3, NFT 등을 채택하는 사례가 급격히 증가했다. P2E 게임, 가상 부동산 투자, e스포츠 등 가상 세계 관련 스타트업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면서 거액의 자본을 유치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메타버스, NFT 분야에서 홍콩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추세이다.
최근, 메타는 홍콩 현지 커피 브랜드, 식당, 공교육 기관 등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VR 헤드셋 없이 직접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연결하는 메타버스 개발에 나선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야후는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 MANA)를 통해 홍콩 메타버스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홍콩 시민 사이에서 NFT의 인기도 매우 뜨겁다. 지난해 NFT 광풍과 메타의 메타버스 기업 전환 선언 후 전 세계와 마찬가지로 홍콩에서도 가상 부동산 투자 열기가 관측되었다. 특히, 홍콩에서는 가상 부동산 투자 흐름이 현실 세계와 똑같은 양상으로 전개될 정도로 서민과 재벌 너 나 할 것 없이 누구나 가상 부동산 구매에 열광하였다.
시우는 “NFT는 미래 디지털 자산과 메타버스 세계 소유물이 되었다. 여전히 발전 초기 단계인 만큼 누구나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둘 기회가 풍부한 분야이다. 전문 경력 쌓기, 새로운 아이디어 탐색 등을 위해 고려할 가장 좋은 분야이기도 하다”라고 분석했다.
업계 개발 단체 스타트업HK(StartupsHK) 공동 창립자인 케이시 라우(Casey Lau)는 “웹 3는 모든 업계에 영향을 미칠 매우 흥미로운 기술이라고 본다. 여전히 웹 2의 모든 문제를 100%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시장은 웹 1시대와 비교했을 때 크게 변했다. 앞으로 웹 3시대에 따라 기술 발전을 이어가야 한다”라는 견해를 전했다.
다만, 메타버스, NFT 관심 증가 추세와 함께 홍콩 현지에서도 몇 가지 우려가 제기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가상 세계에서 발생하는 사이버 범죄이다. 홍콩 정부 사이버 보안 감시 기구인 홍콩 컴퓨터 긴급대응팀 협력 센터(Hong Kong Computer Emergency Response Team Coordination Centre)는 올해 2월, NFT와 메타버스 관련 각종 사이버 공격 위험성을 올해 주의해야 할 핵심 보안 위협 요소로 지목했다. 또, 당국은 사이버 범죄 세력이 사용자 민감 정보를 탈취하거나 민감 정보를 이용해 자산을 탈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세계 각지에서 NFT 등 디지털 자산을 악용한 블록체인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2021년 기준 피싱 수법을 통한 불법 온라인 주소의 암호화폐 사기 피해 금액이 140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메타버스에 진출하는 기업과 사용자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메타버스 내 사기 범죄 보고 사례도 덩달아 증가했다.
금융 규제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6월 6일,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ecurities and Futures Commission)는 일부 NFT가 당국의 규제를 준수해야 하는 투자상품에 해당한다고 발표하며, 투자의 미등록 증권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NFT와 메타버스 시대가 홍콩의 제2의 혁신 기술 채택 물결로 이어질 가능성에 을 둘러싼 부정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NFT와 메타버스 모두 발전 초기인 데다가 테크 분야의 숙련된 인재가 부족하여 다른 국가보다 훨씬 더 훌륭한 수준으로 혁신을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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