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홀로렌즈’, AR 시장 초기 진출 실패는 예견된 결과?

고다솔

desk@codingworldnews.com | 2022-11-03 18:01:48

출처: Microsoft

메타버스의 근간이 되는 기술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이다. 그러나 간혹 AR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기업도 있다. 그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AR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업계 내 다른 기업보다 비교적 이른 시점에 AR 시장에 진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5년, 홀로렌즈(HoloLens) AR 헤드셋을 선보이고, 이듬해 판매를 시작했다. 홀로렌즈 AR 글래스는 사용자의 눈앞에 있는 디스플레이로 현실 세계의 배경에 디지털 중첩 이미지를 펼친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AR 기술에 남들보다 한 발 더 일찍 진출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의 공식 팟캐스트 테크 뉴스 브리핑 진행자 조이 토마스(Zoe Thomas)와 애론 틸리(Aaron Tilley) 테크 기자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 사업이 메타버스 열풍 속에서도 실패한 원인을 이야기했다.

틸리 기자는 사실,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가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아닌 게임 콘솔의 미래라는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출시되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게임 사용 경험을 선사하는 동시에 윈도 PC를 이용한 작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제품으로 홀로렌즈 AR 헤드셋을 판매하고자 했다.

초기에는 개발자를 중심으로 홀로렌즈를 보급하고, 추후 소비자 시장으로 진출 영역을 넓히려 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기대와 달리 홀로렌즈는 소비자의 대규모 채택이라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비싼 가격 때문이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 AR 헤드셋으로 소비자 시장 대신 엔터프라이스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하며, 업무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례를 강조했다.

이후 홀로렌즈는 메르세데스 벤츠 미국 서비스 센터를 비롯한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서비스 센터 상주 기술자가 홀로렌즈를 착용해, 고객과 원격 소통으로 결함이 발생한 차량 수리 방법을 안내하였다. 메르세데스 벤츠 측은 홀로렌즈가 수리 시간을 단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 이외에도 미국 국방성을 홀로렌즈의 핵심 고객으로 확보했다. 미국 국방성은 군인이 스마트 고글을 착용한 채로 전투 현장에서 더 효과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방안을 구상하였다. 또, 미국 국방성은 전투 현장이 아니더라도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군사 훈련 수단으로 홀로렌즈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국방성과 220억 달러 규모의 홀로렌즈 10년 공급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하지만 공급 계약 후 미군 사이에서 홀로렌즈를 머리에 착용하기 무겁다는 불편함과 눈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실질적으로 미국 국방성의 기대와 달리 실질적으로 전투 현장에 사용하기는 다소 부적절하였다.

홀로렌즈가 직면한 또 다른 문제는 다소 저조한 판매 실적이었다. 엔터프라이스 시장에 주력하면서 기업 고객을 확보하였으나 홀로렌즈는 2016년 정식 출시 이후 판매량 30만 대로 저조한 실적을 거두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규모를 고려하면, 홀로렌즈 사업이 기업 매출에 기여하는 수준은 극소수였다.

게다가 판매 실적이 저조한 상황에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홀로렌즈는 주목할 만한 사용 사례를 기록하지 못하면서 더 광범위한 시장으로 진출하기 어려워졌다. 여기에 해를 거듭하면서 홀로렌즈 최신 버전을 지원할 AR 기술 발전 성과를 거두는 데 난항을 겪게 되면서 소비자용 기기로 입지를 차지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홀로렌즈는 거액을 투자한 것과 달리 투자 수익을 기록하지 못하는 애물단지가 되었다.

이후 애플과 메타 등이 스마트 고글 생산에 나서면서 홀로렌즈의 입지를 위협하였다. 그리고 메타버스 열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AR 및 VR 기기 개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메타버스는 소프트웨어 기반 가상 세계 생태계 개발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홀로렌즈는 AR 헤드셋이라는 하드웨어에 집중했다.

틸리 기자가 밝힌 바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내부에서는 하드웨어 시장 공략을 위한 광범위한 접근 방식을 강조했으며, 그중 게임 경험에 메타버스를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도 기업 고객을 공략하면서 미국 국방성과의 계약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 시장으로 입지를 넓힐 기회를 모색 중이다.

이에, 틸리 기자는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로 소비자 시장 공략에 성공하고자 한다면, 경기침체 때문에 소비자의 지출액이 감소한 상황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동안 신규 하드웨어를 비롯한 기술의 발전 동향을 제법 훌륭하게 예측했다. 하지만 애플과 같은 기업처럼 시장 전망 예측 사항을 바탕으로 소비자 시장에서 하드웨어로 훌륭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여러 관계자와 이야기해본 결과, 하드웨어 시장 공략 자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DNA에서 부족한 부분임을 알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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