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장남 구형모 유력, LX MDI 성과에 승계 속도 좌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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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X그룹 회장. 사진=LX홀딩스 |
[CWN 소미연 기자]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제2의 도약을 준비한다. 출범 4년차를 맞는 올해가 '다음 3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위기 대응 체제 고도화 및 리스크 관리 △포트폴리오 건전성 제고 △신사업 발굴·육성 적극 추진을 과제로 내세웠다. 2021년 5월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로 독립한 이래 지금까지 대기업 집단 지정, 재계 순위 50위 안으로 진입하며 꾸준히 외형 확대를 이뤄왔다면 앞으로는 내실 경영과 미래 지속 성장에 방점을 맞춘 것이다.
실제 LX그룹은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성공적인 독립 경영을 구축했다는 평가와 달리 경영상 지표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LX하우시스를 제외한 LX인터내셔널, LX세미콘 등 주요 계열사들의 순익이 50% 이상 감소하면서 지주사인 LX홀딩스 순익도 반토막이 났다. 실적 부진이 LX홀딩스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구 회장의 지분 가치도 떨어뜨렸다. 안팎에선 경영권 승계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결국 반등을 통한 미래 준비는 2세 경영을 위한 토대 마련으로 해석될 만하다. 이는 구 회장이 고령(만 73세)이라는 점에서 더욱 무게가 실렸다. 구 회장의 건강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경영권 승계를 매듭짓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차기 후계자는 구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LX홀딩스 부사장이 유력하다. 그는 2014년 LG전자에 입사해 7여년 동안 실무 경험을 쌓아오다 LX그룹 출범과 동시에 자리를 옮겼다. 현재 그룹 싱크탱크인 LX MDI의 운전대도 잡고 있다.
LX MDI는 LX홀딩스에서 지분 100%를 출자해 설립한 일종의 경영개발원이다. 각 계열사들의 경영컨설팅, IT·업무 인프라 혁신, 미래인재 육성, 리스크 예방 및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의 사업 방향과 전략 수립도 지원할 방침이다.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미래 먹거리 발굴·육성까지 역할을 확대해 그룹의 청사진을 그리게 될 것이란 기대가 모아진다. 구 부사장은 2022년 12월 부사장 승진과 함께 LX MDI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구 부사장에겐 기회다. 경영수업을 받는 동시에 자신의 경영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자리에 발탁됐다는데 이견이 없다. 문제는 LX MDI 운전대를 맡게 된지 1년을 훌쩍 넘겼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LX MDI는 지난해 매출 85억원, 영업이익 3억원을 달성했으나 이 마저도 계열사 간 거래 효과로 평가 절하됐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LX MDI의 올해 성과가 승계 시계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현재 구 부사장은 LX홀딩스 지분율 12.15%로 2대 주주다. 그룹 출범 당시 0.60%에 불과했던 지분율이 부친 구 회장의 증여와 꾸준한 장내매수로 3년여 만에 급등한 것이다. 반대로 40%에 달하던 구 회장의 지분율은 20.37%로 떨어졌다. 구 회장의 장녀 구연제 씨는 8.78%의 지분율을 보유한 3대 주주다. 구씨는 경영권 다툼보다는 오빠인 구 부사장의 지배력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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