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알리·테무에 넘긴 개인정보, 中 유출 가능성 확인해야

조승범 기자 / 2024-04-08 12:19:39
▲ 산업2부 기자 조승범

[CWN 조승범 기자] ‘모든 조직과 공민은 모두 법에 따라 국가정보업무를 지지·협조·호응해야 하고, 국가정보업무를 통해 알게 된 비밀을 지켜야 한다. 국가는 국가정보업무에 지지·협조·호응하는 개인과 조직을 보호해야 한다.’

중국 국가정보법 제7조가 제시하는 문구다. 중국 정부가 중국 국민에게 정보와 공작 등 자국 안보 분야 활동에 협조하라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1000만명을 넘어서는 중국 이커머스 국내 가입자들이 이러한 내용을 접하면 불안감을 느낄 것이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한국인 개인정보를 유출해 중국 정부에 전달할 수 있다는 언론 보도까자 나와 우려는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알리·테무는 회원 가입 시 이용자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동의를 받고 있다. 알리는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동의 없이도 제3자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테무는 ‘귀하의 개인정보를 판매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수집한 한국인 개인정보가 자칫 중국 정부에 유출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중국 정부의 통제 하에 몸집을 불린 중국 기업들의 특성으로 인해 제기되는 문제다. 

사실 알리익스프레스 모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은 중국 정부에 순응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3월 알리바바 그룹은 6개 기업으로 분사한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에 대해 중국 정부에 찍힌 마윈 알리바바 그룹 전 회장과 중국 정부가 타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알리바바 그룹의 주가는 분사 발표 이후 폭등했다. 중국 투자자들이 알리바바 그룹과 중국 정부와의 관계가 회복됐다는 소식을 듣고 주식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나 기업, 자국민들은 이렇게 공생 관계를 맺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 경제 활동을 영위하는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자국 정부에 얼마나 협조하고 있는지 현재로선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두려울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부화뇌동’이라 지적할 수 있겠으나 쉽게 넘길 사안이 분명 아니라고 본다.  

문득 과거 취재차 만난 중국한국상회 관계자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중국한국상회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인들이 세운 기업인 협력 단체다. 해당 단체의 관계자는 기자에게 “중국에는 종교가 없다. 대신 중국인들은 당을 신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공산당을 중심으로 얼마나 단결을 잘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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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범 기자 / 산업2부

생활/유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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