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1000호점 돌파…K-편의점, 아시아로 전진하는 이유

정수희 기자 / 2024-03-16 05:00:00
편의점 빅3, 몽골·베트남·말레이시아 등 진출에 속도
국내시장 포화·인건비 상승 영향 신성장동력 모색
CU·GS25, 몽골 울란바토르 편의점 시장 점유율 90%
GS리테일, 2027년까지 글로벌 1500호점 돌파 목표
▲ 몽골 울란바토르에 있는 GS25 매장. 사진=GS리테일

[CWN 정수희 기자] 국내 편의점 3사(CU·GS25·이마트24)가 몽골·베트남·카자흐스탄 등 아시아 진출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의 포화와 인건비 부담 등이 성장 정체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다른 아시아 국가의 1인당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업계 성장의 블루오션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 개척에 한류와 K푸드의 인기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15일 한국편의점산업협회 회원사 집계 및 업계 추산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지난해 기준 5만5800여개에 이른다. 국가통계포털 기준 대한민국 인구 5155만명을 적용해 인구당 편의점 점포 수를 따져 보면 924명당 1개꼴이다. 국내 편의점 포화도는 일본의 2배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화 상태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게다가 최저임금이 계속해서 인상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지자 업계는 유인점포에서 무인점포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편의점은 기본적으로 24시간 운영인 노동집약산업인데 올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9860원이고 내년에 1만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그에 비해 CU와 GS25가 진출해 있는 몽골의 최저시급은 3273투그릭으로 한화 약 1276원 수준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2022년 기준 국내 편의점(5만2340개) 중 무인점포가 6.3%(3310개)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2125개) 대비 55.8% 늘고 2020년(499개)과 비교하면 6배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국내 사정에 해외로 눈을 돌린 편의점업계가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를 블루오션으로 보고 사세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이 각각 운영하는 CU와 GS25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운영되는 편의점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이 몽골에 개점한 편의점은 현재 659개다. BGF리테일은 지난 2018년 업계 최초로 몽골에 진출해 올 1월 말 기준 382개점을 운영 중이다. GS리테일은 2021년 몽골 숀콜라이 그룹과 함께 울란바토르에 3개 매장을 연 이후 몽골에서 277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GS리테일은 베트남에 먼저 자리를 잡았다. 2018년 베트남 손킴 그룹과 손잡고 호찌민에 1호점을 열고 최근까지 262호점을 개점했다. 글로벌 500호점을 돌파한 GS25는 2025년 1000호점, 2027년 1500호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활약 중인 곳도 있다. BGF리테일은 2021년 진출해 139개점을 운영 중이고 이마트24는 같은 해 6월 해외 진출을 시작해 말레이시아에 48개점을 보유하고 있다. 

▲ CU 몽골점. 사진=BGF리테일

BGF리테일은 몽골과 말레이시아에 각각 2025년, 2027년 500호점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 세계 업계 최초로 카자흐스탄에 진출해 연내 50호점, 5년 내 500호점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마트24는 올 상반기 내 캄보디아에 1호점을 내고 5년 내로 100호점을 열 계획이다. 말레이시아에서도 5년 내 300호점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편의점은 1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를 넘어설 때 성장 단계에 진입해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2022년 기준 몽골의 1인당 국민소득은 4210달러, 베트남은 4010달러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도 4580달러에 달하고 필리핀 3950달러, 방글라데시 2920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영국 식품 리서치 업체 IGD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동남아시아 편의점 시장 연평균 성장률이 9.1% 수준으로 미국이나 일본처럼 포화 상태가 아니라 블루오션에 해당한다는 시각이다.

이에 더해 한류 열풍과 K푸드의 인기가 K-편의점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특히 닭강정과 떡볶이, 핫도그 등 한국의 즉석조리 음식들이 인기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K푸드를 현지에 융합한 식문화 전략과 편의점 인프라가 식당과 카페, 쉼터 역할을 모두 수행하고 있는 점이 해외에서의 성공적 안착에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CWN 정수희 기자
jsh@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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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희 기자 / 정치경제국

정치/사회/지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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