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지출액 1위지만 순이익 대비 비중으로는 3위
휴면예금 실적 제외 관련 금융당국 적극 개선요청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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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사회공헌활동 지출액 변화추이. 사진 = 은행연합회 |
[CWN 권이민수 기자] 지난 해 은행권이 사회공헌활동에 1조7000억원을 투입했다. 전년 대비 30%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지난해 사회 공헌 실적의 약 20%가량인 3288억 원을 고객의 휴면 예금 및 수표를 재원으로 활용한 점은 아쉽다는 평가다.
은행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활동 비율도 매해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주요 시중은행 평균 7%대를 유지하며 큰 변화는 없었다.
은행연합회가 발간한 '2023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의 사회공헌활동 총금액은 전년 대비 3969억원(32.1%) 증가한 1조6349억원이었다.
2006년 첫 실적 집계 당시 3514억 원이던 사회공헌 규모는 2019년 이후 연간 1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2020년과 2021년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2022년 이후 큰 폭으로 성장 중에 있다.
분야별로는 ‘지역사회·공익’에 1조121억원(61.9%), ‘서민금융’이 4601억원(28.1%)으로 전체 금액 대비 90%의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은행연합회 측은 "2023년 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대변되는 ‘3고 현상’에 따라 어려움을 겪었던 소상공인·자영업자, 취약계층에 대해 은행권이 지원을 강화하고자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외 학술·교육 765억원(4.7%), 메세나 635억원(3.9%), 글로벌 115억원(0.7%), 환경 112억원(0.7%)이 뒤를 이었다.
주요은행별로 하나은행의 사회공헌 활동 지출액이 2623억9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은행(2578억2300만원), 신한은행(2537억350만원), 우리은행(2026억200만원), NH농협은행(1863억4400만원) 순으로 지출액이 기록됐다.
하지만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금액 비중으로는 NH농협은행이 10.47%로 높게 나타났다. 농업지원사업·프로스포츠 지원 등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은 추가 사업들도 있어 비중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 뒤로 신한은행(9.07%), 하나은행(7.73%), KB국민은행(7.61%), 우리은행(7.56%) 순이었다.
지난 2022년 실적 집계에서 은행권은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비중이 낮아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사회공헌 금액보다 순이익이 더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은행권의 사회공헌 비중은 전년(6.5%)에 비해 0.6% 늘어 7.1%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021년 6.9%에 비해 크게 늘어나지 않아 '여전히 아쉽다'는 평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은 사회공헌활동에 진심이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비율은 언제든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휴면예금을 사회공헌활동의 실적에서 제외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가 적용되지 않은 점도 아쉽다는 의견이 나온다. 휴면예금은 법률 또는 당사자의 약정에 따라 채권,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은행예금이다. 고객이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한 이후 5년간 거래를 하지 않으면 휴면예금으로 분류된다. 은행권은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휴면예금을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한다. 이 돈은 저소득·저신용자의 대출 지원 등 공익 목적 사업에 사용된다.
지난 11월 금융위원회가 구성한 '은행 경영·영업관행 개선 TF' 실무작업반은 서민금융 사업지원 항목 가운데 휴면예금을 사회공헌활동의 실적에서 제외하라는 메시지를 은행권에 전달했다. 사실상 고객이 맡긴 돈으로 공익 목적 사업에 활용한 것을 은행의 사회공헌활동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서도 휴면예금은 은행권 사회공헌활동 금액의 많은 지분을 차지했다.
CWN 권이민수 기자
minsoo@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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