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형 신세계 대표 “고객 중심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 주력”
경기 침체에 중국 이커머스 공습으로 업계 전반에 위기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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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
[CWN 조승범 기자] 유통 업체들이 잇따라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한다. 올해 주총에서는 신사업 확장이라는 정관 변경을 예고하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이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대공습으로 냉기류가 흐르고 있는 업계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우선 21일 신세계, GS리테일, BGF리테일 등이 ‘주총 포문’을 열었다. 이어 25일에는 롯데하이마트, 26일에는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한화갤러리아가 주총을 개최한다. 롯데지주와 이마트 주총은 28일로 예정돼 있다.
이번 주총 시즌의 특징은 신사업 확장을 위한 정관 변경을 시도하는 기업들을 찾아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소비위축,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실적둔화가 가져온 모습이다. 이러한 주총 분위기는 온라인과 직구 문화에 익숙한 MZ 세대가 주요 소비계층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업계 기업들은 무리하게 신사업에 진출하는 대신 배당 제도 개선과 임원 선임과 같은 본업에 매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세계는 이날 서울 소공로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총에서 박주형 신세계 부사장과 허병훈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사외이사는 최난설헌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재선임했다.
박 신세계 대표이사는 “극단적 소비 성향의 심화와 치열해지는 온오프라인 업태 경쟁, 패션 브랜드 불황 등 유통업계 전반적으로도 제한적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고객 중심의 본원적 경쟁력과 수익성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지난해에도 권혁구 신세계그룹 전략실장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선에서 주총을 마무리하는 등 2년 연속 신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내지 않았다.
GS리테일 주총에서는 오진석 GS리테일 플랫폼BU장 부사장이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날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는 신사업 투자보다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편의점·수퍼·홈쇼핑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일단 기존 사업에서 수익을 내 신사업 기회를 엿볼 뜻을 내비쳤다.
BGF리테일은 홍정국 BGF 대표이사 부사장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한 외에 정관 사업 목적에 ‘그 외 기타 무점포 소매업’을 추가했다. 그간 추진해 온 이동형 편의점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이동형 편의점은 트럭을 활용해 이동하며 물건을 파는 편의점을 가리킨다. 국내외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25일 주총을 여는 롯데하이마트가 옥외 광고사업 추가 건으로 신사업을 위한 정관 변경을 한 것 외에는 특별히 눈에 띄는 부분이 없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황이 심화된 유통업계는 실적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국내 시장 잠식과 MZ세대가 저렴하고 편리한 온라인 직구로 몰리고 있는 현상은 국내 유통업계 최대 위기로 꼽힌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1월 경영컨설팅그룹 AT커니를 인용해 “글로벌 유통시장 내 이커머스 비중이 2024년 38%에서 2027년에는 41%로 확대될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서도 합리적 소비 행태가 일상화되면서 소매시장에서 이커머스 침투율이 2023년 44.5%에서 2024년 46.3%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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