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만가는 공사대금 청구…수그러들지 않는 ‘위기설’

최한결 / 2024-03-29 04:59:00
건설사들 미청구공사 금액·보증금 청구액 급증 추세로 ‘우려’ 제기
‘4월 위기설’ 또 스멀스멀…전문가 “부담요인 맞지만 섣부른 판단”
▲서울 시내 한 공사현장에서 노동자들이 작업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CWN 최한결 기자] 건설사들이 전문건설공제조합에 청구하는 보증금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국내 건설사들의 미청구공사 금액이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설업계 일각에서 제기돼왔던 ‘4월 위기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29일 전문건설공제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보증금 청구액은 2354억원으로 전년보다 23.1%가 증가했다. 보증금 청구액은 2021년 1531억원, 2022년 1912억원 등 최근 3년간 매년 20%대의 증가율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올해 들어서 보증금 청구액 상승폭마저 확대되는 모양새다. 지난 1∼2월 청구액은 작년 동기 대비 30%대 증가율을 보였다는 게 전문건설공제조합 측 설명이다.

전문건설공제조합 보증금 청구는 보증에 가입한 조합원사가 공사대금 등을 받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조합원사는 공사를 수주받기 전 보증에 가입한다. 건설경기 악화 등으로 공사가 원활치 않아 공사대금을 못 받았을 경우 전문건설공제조합에 보증금을 청구한다.

이 때문에 건설업계는 보증금 청구액 증가가 건설 현장의 경기와 직접 관련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청구공사도 마찬가지다. 시공사가 공사를 진행했으나 발주처에 공사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으로 잠재적인 위험자산으로 꼽힌다.

대형 건설사들에게도 문젯거리지만 중형 건설사들에게는 치명적이다. 회사 재무구조에 직격타를 주기 때문이다. 워크아웃에 돌입한 태영건설의 미청구 금액은 지난해 말 5316억원으로 전년 대비 56.9%나 늘어난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건설공제조합은 보증금 청구 증가 추이를 예의주시 중이다. 보증금 청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2008년에 우상향 곡선을 그렸는데, 현재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불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CWN에 “미청구금액이나 보증금이 늘어난 것은 분명 건설사들에게 부담 요인이 되는 건 맞다”면서도 ‘4월 위기설’로 이어진다는 일각의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현대건설의 미청구 금액이 5조원이나 된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로 건설업황이 힘든 것은 사실이나, 건설사마다 처한 상황들이 다르니 지켜봐야 한다”며 “대형 건설사의 경우 계열사를 통해 단기적으로 ‘급한 불’(부채)을 끌 수 있다. 이전에도 있었던 일이고 해서 ‘4월 위기설’ 전조라고 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최근 대책 마련을 발표한다고 했으니 좀 더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도 했다.

CWN 최한결 기자
hanbest0615@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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