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천포럼 핵심 키워드는 'AI'와 'SKMS'

소미연 기자 / 2024-08-20 17:15:55
AI산업 트렌드 및 비즈니스 기회 확대 방안 논의…투자 예고
SKMS 실행력 강화 위한 사별 워크숍 시행도…내실 가속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제8회 'SK 이천포럼 2024'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CWN 소미연 기자] SK그룹이 '이천포럼 2024'를 열었다. 주요 의제는 △AI생태계 확장 과정에서 성공적 가치 창출 방안 모색 △AI기반 디지털 촉진을 위한 변화 관리 체계 구축 △AI 시대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 혁신 추진 △SKMS 실천력 제고 등 4가지로 요약된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AI 전략을 점검하고, 그룹 고유의 경영철학인 SKMS(SK Management System) 정신 내재화로 위기에 강한 기업문화를 형성하는 게 목표다. AI 경쟁력 강화와 초심 회복을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의 도구로 삼은 것이다.

계열사 주요 경영진과 사외이사들도 총출동했다. 최태원 회장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19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개막식과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세션을 모두 참관했다. 최창원 SK수펙스협의회 의장 역시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다. 이천포럼은 6월 경영전략회의, 10월 CEO 세미나와 함께 3대 전략회의로 불리는 그룹 핵심 연례행사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비할 수 있는 지식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한 최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돼 올해 8회째를 맞았다.

이천포럼은 총 사흘간 진행된다. 첫날은 AI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이어졌다. 경영진은 물론 AI 분야 각계 리더와 사회적가치연구원(CSES), 대한상의 및 울산상의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오프닝은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맡았다.

유 사장은 "SK그룹은 멤버사가 보유한 역량을 총결집하고, AI 서비스부터 AI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 변화의 기회를 빠른 속도로 잡아낼 것"이라며 △SK하이닉스의 HBM △SK텔레콤의 글로벌 텔코 AI 얼아이언스(GTAA)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솔루션을 그룹 내 3대 무기로 꼽았다. 반도체 칩, 인프라, 서비스 등 밸류체인에서 리더십을 키워간다면 AI 시대에 제3의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유 사장은 내다봤다. 그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향후 삼성전자, 네이버와 함께 어벤져스를 구성해 글로벌 AI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이천포럼에서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SK
세션은 △다가오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범용 인공지능) 시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SK의 성공적 AI 사업 추진 △AI 기반 DT(디지털 전환) 촉진 위한 변화관리 체계를 주제로 삼았다. '현대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불리는 위르겐 슈미트후버 사우디 왕립 과학기술대(KAUST) 교수가 오프닝 기조연설을 맡았고, 잭 카스 전 오픈AI GTM 담당 임원이 AI 산업 생태계 확장 과정에서 비즈니스 기회 포착을 위한 실행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윤풍영 SK㈜ C&C 사장, 짐 스나베 지멘스 이사회 의장 등은 마지막 세션을 통해 견해를 밝혔다.

AI는 최 회장의 오랜 화두다. 2019년 10월 미국 시카고대 한국총동문회가 개최한 포럼에서 "향후 5년 내 미치는 AI 임팩트는 상당할 것이다. 너무 빠르고 커서 준비를 제대로 안 하면 못 따라간 사람들이 상처를 입을 수 있다"며 AI 이용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털어놓은 뒤 매해 AI 중심 미래 전략을 강조해 왔다. 예상은 적중했다. 5년여가 흐른 지금 최 회장의 말처럼 '미국에선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설명할 정도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최 회장은 지난 6월에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도 AI 투자 확대를 논의 테이블에 올렸다. SK는 재원을 추가 확보해 오는 2028년까지 AI 관련 분야에 약 82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둘째 날인 20일에는 SKMS에 대한 이해와 공감도를 높이는 시간이 마련됐다. 각 멤버사들은 사별 워크숍을 갖고 SKMS 기본 개념, 실천 사례를 공유했다. 경영 환경의 변곡점마다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SKMS를 다시 이해하고, 각 사가 직면한 경영 과제를 돌파하기 위한 실천 방안들을 구성원 목소리로 직접 들으며 일선 현장에서 SKMS 실행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마지막 날인 21일에는 최 회장이 직접 등판한다. 구성원들과 함께 포럼 성과를 돌아보고, AI와 SKMS 실천 일상화를 위한 지혜를 모으는 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이어 최 회장의 클로징 스피치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재계의 관심은 최 회장의 클로징 스피치다. 이천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의 결과물이자 SK의 경영 전략을 관통하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이 한창인 만큼 SKMS와 부합될 수 있는지 검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영전략회의의 연장선인 셈. 당시 경영진은 "그룹 전 구성원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정신으로 합심해야 한다"며 SKMS를 이천포럼과 CEO 세미나 중점 과제로 이어가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결국 이번에도 최 회장이 위기 국면 돌파를 위한 구성원의 결속을 다시 한번 강조하게 될 것이라는 게 공통된 해석이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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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미연 기자

소미연 기자 / 산업1부 차장

재계/전자전기/디스플레이/반도체/배터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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