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주식을? 지금은 ‘퀀트’ 투자 시대

윤지우 / 2021-02-17 20:50:17

pixabay

지난 2월 초 방영된 SBS 신년특집 '세기의 대결! AI(인공지능) vs 인간'에서 주식투자를 두고 AI와 인간이 대결을 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이번 대결은 한 달간 진행되었고, 그 결과 AI의 수익률은 약 -0.1%, 인간은 약 40%로 인간이 압승을 거두었다.

AI는 1억 원을 50개 종목에 200원씩 분산 투자하도록 한 알고리즘으로 안정적인 투자기법을 내세웠고, 인간은 초단타 매매 방식인 스캘핑 기법을 주로 사용했다. 인간 대표 ‘마하 세븐’은 이미 10년만에 100만 원으로 70억 원을 만든 것으로 유명한 주식 고수였고, AI와 달리 다른 투자자의 심리 파악이 가능했다는 점이 주된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AI의 수익률 참패에도 분명히 눈에 띄는 점은 있었다. 시장이 하락세일 때 리스크를 관리하는 능력이 있었으며, 코스피와 코스닥 대비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대결을 마치고 마하 세븐은 "의미 있는 대결이었다"라며, "시장이 하락하더라도 AI가 리스크 관리가 된다는 측면에서 놀랐고 그래서 기분이 좋기도 하다"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서의 AI 도입과 관련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현재 ‘퀀트’ 투자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퀀트란 quantitative(계량적, 측정할 수 있는)와 analyst(분석가)의 합성어로, 수학과 통계에 기반해 투자모델을 만들거나 금융시장 변화를 예측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시장 분석과 매매 알고리즘을 설계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주식 거래를 주로 AI가 도맡는다.

실제 글로벌 최대 퀀트 펀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는 거래량의 100%를 컴퓨터가 매매한다. 컴퓨터의 알고리즘만으로 주식을 트레이딩 하여 20년 동안 평균적으로 약 40%가량의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한다. 외에 ‘투 시그마 인베스트먼트’ 등 미국 월가를 휘어잡는 퀀트 펀드들은 넘쳐나고 있다.

커다란 퀀트 펀드 기업을 넘어 요즘은 개인적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퀀트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유튜브를 포함해 다양한 플랫폼에서 주식투자 AI 봇 만들기, 주식투자 프로그램 제작하기 등의 제목을 가진 콘텐츠들이 쏟아진다. 개인이 AI를 다루고, AI로 투자까지 해내는 시대가 도래했다.

현재 퀀트 투자 연구는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추후 퀀트의 도입 투자 시장에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와 같이 아무도 예측하지 못하는 갑작스러운 변화는 AI의 시나리오에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퀀트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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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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