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 세비야(Seville)시 당국이 가로수에 맺혔다가 버려지는 오렌지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할 계획을 발표했다.
세비야에는 나무를 흔들어 오렌지를 따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맛이 없기 때문이다. 달콤한 감귤을 생각하며 베어 물었다간 낭패를 본다. 세비야에서 자라는 오렌지 나무는 광귤나무라는 품종으로, 열매 과육 산도가 매우 높아 시고 쓰다. 이 때문에 일부는 설탕에 재워 만드는 일종의 잼인 마멀레이드로 가공되고 수출된다.
세비야의 오렌지는 비료로도 사용되지만, 적지 않은 양이 자동차 바퀴나 사람 발에 뭉개지면서 도시 미관을 해친다. 세비야 주민은 열매가 바닥에 떨어져 길이 끈적해지고 도시 미관을 해친다며 불편을 호소해 왔다. 세비야의 가로수 나무에 달린 오렌지는 한국의 은행나무와 비슷한 처지다.
이런 골칫거리 오렌지 열매에서 즙을 추출한 다음, 즙을 발효할 때 나오는 메탄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버려지는 껍질은 비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세비야에는 오렌지 나무가 가로수로 약 4만 8,000그루가 자라며, 매년 약 5,700t의 열매가 맺혔다가 바닥에 떨어진다. 그중 약 35t을 활용해 전력을 생산한 뒤 세비야 내 정수장 한 곳에 시험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세비야 당국 설명에 따르면 오렌지 열매 1t당 전력 50kWh를 생산할 수 있다. 만약, 추가로 전력 재사용 체계를 갖춘 상태에서 버려진 오렌지를 전부 활용하면 하루 동안 약 7만 3,000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기를 만들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가축분뇨에서 메탄가스를 뽑아서 전기를 만들고 있다.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발열량이 많아 발전시설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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