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⑥ 바다 위 테슬라, 자율주행 선박이 뜬다.

마서영 / 2021-04-21 19:26:10

한국산업기술진흥원(KAIST)은 유럽연합에서 발표한 ‘100가지 미래 급진적 혁신기술’ 리포트를 바탕으로 ‘21가지 핵심 기술 분석’ 연구 보고서를 지난 2020년 공개하였다. 이 보고서는 여러 핵심 기술 중 자율주행 기술을 자율로봇 연구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았다. 과거 로봇 공학자가 자율로봇 개발을 목표로 알고리즘을 개발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자율주행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자율주행은 모든 유형의 운송수단에 있어 운전자 개입 없이 자동 조종 장치만으로 구동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다양한 교통상황과 주변 운전자 행동 등 예측 불가능한 변수와 높은 가격의 센서, 컴퓨터 장비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그런데 이 자율주행 기술이 선박에 도입되고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선박 건조와 관리에 변화를 가져오고, 이에 따라 자율운항 선박에 대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는 2030년까지 무인 자율운항 선박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하였다. 정부의 입장에 맞추어 국내 조선 3사(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도 선박 개발에 나서는 모습이다.

차세대 센서는 무인 차량을 구현할 핵심 기술이다. 운전 상황에서 장애물을 비롯한 주변 환경을 인지하여 컴퓨터가 빠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센서는 무인차량 뿐만 아니라, 무인선박에도 필요한 기술이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은 SK 텔레콤과 함께 자율·원격 모형 선박 이지고(Easy go) 시험 운항에 성공했다. 차세대 센서가원거리에서 목적지 정보만 입력하면 모형 선박이 주변 장애물을 스스로 피해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게끔 도운 것이다. 직접 제어가 필요한 경우에는 5G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선박을 원격 운항하는 과정도 원활히 이루어졌다.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 직원이 자율운항 중인 선박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로 주변 장애물을 확인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앞으로 5년간 무인운항 기술과 관련한 친환경·스마트 선박 개발에 1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부터 꾸준히 스마트 선박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마련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2011년 세계 최초로 스마트 선박을 선보인 후, 2017년에는 ICT를 활용해 경제적 선박 운항과 관리를 지원하는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ISS)을 개발했다. 지난 2020년에는 AI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선박운전최적화 시스템도 선보였다.

최근에는 건조 과정에서 필요한 KT와 ‘5G 기반 무인지게차’를 개발 중이다. 이 지게차는 AI로 차량을 원격제어할 수 있다. 또 차량 스스로 작업장 환경을 인지해 자율주행하며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어서 차세대 건조장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올해 1월 ‘제3차 해양수산발전기본계획’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세계 자율운항 선박 점유율을 50%까지 높인다고 밝혔다. 무인 자율운항 선박과 한국형 스마트 항만, 스마트 공동물류센터 등 해상운송 체계를 스마트화하여 자율운항 선박 세계 시장을 선도할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자율운항 시험선 제작에 착수하였다. 국내에서 쟈율운항 시험선이 건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된 목적은 자율운항 기술실증이다. 대형 선박 대비 크기를 축소하여 일반 운항 성능 정도만 확인하는 모형선과 대비된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올해 안에 시험선을 건조하고, 자율운항 선박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는 것이 목표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시험선은 자율운항 선박 장비나 기술, 자율운항 알고리즘 등 성능 평가와 인증을 위해 국내 최초 제작하는 것이 맞다”면서 “자율항해 기술과 상황 인식, 충돌 회피, 성능 모니터링, 기관실 제어, 사이버 보안, 에너지 관제 등 핵심 기술을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국 자율운항 선박 기술력이 경쟁국 대비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관련 기술력을 빠르게 제고, 자율운항 선박 시대를 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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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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