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약국'의 명암...국내 상황은?

안유미 / 2021-06-29 23:30:39

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 보건·의료계에서도 원격진료, 의약품 배송 등 비대면 원격의료시스템 수요가 급증했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시대에 디지털약국에 대한 관심은 상존해 왔고, 실제로 아마존은 디지털 약국 필팩(PillPack)을 인수하면서, 미국 50개 주 전역에 온라인으로 의약품을 유통할 수 있는 허가를 취득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를 호주, 캐나다, 영국 등 영연방 국가들로 확산시켜나가며, 본격적인 디지털약국 시대에 포문을 열었다.

아마존 온라인 약국에서는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라면 조제약을 저렴한 가격으로 배송비 없이 2일 이내에 받을 수 있다. 의약품 검색, 주문 내역, 처방전 내역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고 24시간 주7일 약사 상담도 제공한다.

아마존 약국의 최대 강점 중 하나는 가격의 투명성이다. 그동안 소비자는 조제약을 결제할 때 비용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아마존 약국은 보험 적용 가격과 미적용 가격을 사전에 제공해 사용자의 판단에 도움을 준다. 그와 동시에 사용자를 대신해 의사 및 보험사와의 행정 처리, 처방전, 조제약, 배송 등의 전 과정을 처리해준다. 사용자는 약국에 방문할 필요 없이 원하는 날짜에 안전하게 포장된 조제약을 받아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업체는 아마존의 이러한 행보를 따라 하기 어렵다. 약사법에 따라 의약품의 약국 외 장소 판매 금지, 택배 배송이 금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온라인 약국 서비스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에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이 허용돼 최근 몇몇 서비스가 등장했으나 언제 서비스가 중단될지 모르는 상태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와 시도약사회는 "약 배달에 대한 규제 완화는 단순히 물류의 영역이 아니라 조제와 배달을 전문적으로 전담하는 기업형 약국 허용을 의미하며 이는 보건의료 서비스의 상업화, 영리화의 가속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독과점을 경영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기업이 본격적으로 보건의료시장에 진출하고 지역 약국은 몰락할 것이며 약사 서비스를 더욱 필요로 하는 건강 취약계층의 의약품 접근성은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도 단순히 비대면 의약품 조제와 배송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의약품 안전과 오남용 예방을 위한, 전문적인 온라인 상담체계와 복약지도가 가능한 운영체계 구축 등 여러 선행사항을 세밀하게 살펴야 할 것이며, 국민건강 위협과 보건의료 시스템의 붕괴라는 위험 요소를 안고 있음을 인지하고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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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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