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물인터넷(IoT) 기술 개발이 활성화되면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사물도 인터넷 연결 능력을 갖추었다. 그 대표적인 사물 중 하나가 바로 아이들의 장난감이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는 바비 인형을 포함한 여러 장난감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각종 첨단기술을 만나 더 똑똑해졌다.
스마트 토이는 주로 교육 목적으로 활용할 의도로 탄생했다는 점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많은 부모가 걱정할 한 가지 문제를 일으켰다. 바로 프라이버시 유출 위험이다.
미국 경제 전문 방송사 CNBC는 AI를 장착한 스마트 토이가 날이 갈수록 똑똑해지는 동시에 아이들의 프라이버시를 해칠 위험성이 커진다고 경고한다.
스마트 토이, 아동 프라이버시 위협한다
CNBC는 스마트 토이가 활동 도중 아이들의 행동을 학습하면서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과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프라이버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위와 같은 문제를 기반으로 스마트 토이가 아동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을 낳은 사례가 여러 차례 공론화되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소송에 연루된 스마트 장난감 제조사 제네시스 토이스(Genesis Toys)를 언급할 수 있다. 제네시스 토이스는 아이들의 음성을 듣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스마트 인형인 마이 프렌드 케일라(My Friend Cayla)를 출시했다.
그러나 마이 프렌드 케일라가 아이는 물론이고 부모와의 대화를 지원하는 동시에 서드파티 기업과 인형에 수집된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발생했다.
바비 인형과 함께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장난감 제조사 헬로바비(Hello Barbie)도 아동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으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헬로바비도 마이 프렌드 케일리와 비슷하게 아이와 대화할 수 있는 AI 기반 인형을 출시했다. 스마트 바비 인형은 아이의 프로필을 생성하면서 더 나은 대화 능력을 선보인다.
그러나 아이와의 대화를 위한 프로필 생성이 문제가 됐다. 이와 관련, 투자 그룹 제프리스(Jefferies) 관리 총괄 겸 소비자 관행 수석 애널리스트인 스테파니 위싱크(Stephanie Wissink)는 "마이 프렌드 케일라, 스마트 바비 인형 등 스마트 토이는 아동 보호 법률과 관련해, 심각한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스마트 바비 인형처럼 아동 프로필을 생성하면, 프라이버시 규정 적용 및 침해에 해당하는 행위를 할 위험성이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인형에 저장된 아이와 부모의 대화 내용을 담은 음성 데이터를 외부 기관에 공유하는 과정에서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금까지 마이 프렌드 케일라와 비슷한 문제 때문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TC)에는 스마트 토이 제조사를 상대로 한 프라이버시 침해 소송 사례가 여러 차례 접수되었다. 또, 독일은 아동 프라이버시 보호를 최대화하기 위해 스마트 토이를 전면 금지했다.

아동과 프라이버시 법률
미국은 아동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 법률(COPPA)로 13세 이하 아동과 부모의 승인 없이 인터넷상에 존재하는 13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보호한다. 시스템 관리와 함께 아동 데이터 수집 시도를 제한할 목적으로 제정됐다.
2016년, 프라이버시 관련 공공 이익 단체인 전자프라이버시 정보 센터(EPIC)는 COPPA 규정 위반을 근거로 제시하며, FTC에 제네시스 토이스를 제소했다. EPIC 측은 스마트 토이가 부모의 동의 없이 아동 음성 데이터를 무단으로 수집하고 사용, 공개한다는 사실을 프라이버시 위반 행위로 지적했다.
또, EPIC 총괄인 앨런 버틀러(Alan Butler)는 제네시스 토이스의 아동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 이후에도 아마존과 월마트, 타겟 등 여러 유통업체에서 스마트 토이를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COPPA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채로 장난감을 출시한다면, 사실상 모두 아동 프라이버시 규정 위반 사항에 해당하는 제품이라고 봐도 된다. 실제로 현재까지 아동 프라이버시 법률을 위반하면서 아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외부에 공유하는 스마트 토이 제품이 시장에 다수 출시됐다"라고 설명했다.
AI와 함께 제작된 스마트 토이의 미래는?
아동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이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현재 스마트 토이 시장 상황은 어떨까?
다수 전문가는 AI를 기반으로 제작된 스마트 토이가 다른 첨단 기술 발전 부문과 마찬가지로 향후 몇 년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장난감 업계 컨설팅 기업인 글로벌 토이 엑스퍼트(Global Toy Experts) CEO 리차드 고트립(Richard Gottlieb)은 "많은 전문가가 AI와 함께 스마트 토이 제품이 강화되면서 세계 여러 시장에서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 확실하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긍정적으로 보든 부정적으로 보든 AI가 사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앞으로 스마트 토이를 중심으로 AI가 장난감 속에 더 깊이 파고들 것"이라는 견해를 전했다.
투자 기업 BMO 캐피털 마켓(BMO Capital Markets) 소속 애널리스트인 게릭 존슨(Gerrick Johnson)은 스마트 토이의 프라이버시 문제와 관련, "부모가 스마트 토이의 문제를 단순한 문제로 치부하고, 계속 구매한다면 스마트 토이를 둘러싼 아동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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