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도 ‘런던거래소’도 모두 유가 상승세 기록

[CWN 우승준 기자] 홍해 사태 장기화가 국제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파장으로 글로벌 물류 공급망에 차질을 비롯해 국제유가 인상 등 여러 가지 문제가 고개를 들고 있는 실정이다. ‘G2(미국·중국)’ 외교안보 핵심관계자들은 홍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비공개 만남 일정을 진행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먼저 25일(현지시간)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후티반군의 홍해 공격으로 수에즈 운하의 무역거래량이 지난 11월 이후 42% 감소했다.
얀 호프만 UNCTAD 무역부문 대표는 유엔본부에서 열린 화상브리핑을 통해 취재진에 “우리는 홍해의 선박 공격으로 현재 지정학적인 이유와 기후 변화 때문에 지장을 받는 국제무역이 더욱 축소될 것을 염려한다”고 전했다.
호프만 대표는 재차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전 세계의 식량안보와 소비자 물가에 치명적인 위협”이라며 “특히 동아프리카·남아시아·동남아시아 등 식량의 거의 전부를 유럽과 흑해 지역으로부터의 수입 곡물에 의존하는 나라들은 심각한 식량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사태 후 정유 제품 운송비용 ‘최고치’ 기록
호프만 대표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지표도 있다.
25일(현지시간) 기준 국제유가가 약 2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의 거래를 살펴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분 선물 배럴당 77.36달러(전일대비 3.0% 상승)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분 브렌트유 선물도 배럴당 81.96달러(전일대비 2.4% 상승)으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런던 발틱거래소 통계를 살펴봐도 비슷한 흐름을 띄고 있다. 중동에서 일본으로 정유 제품을 운송할 때 비용이 25일 기준 전일대비 3% 오른 10만100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 2020년 이후 최고치다. 중동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유조선 이용료 역시 9만7000달러에서 11만7000달러 선으로 지난 2022년 9월 이후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슈아 마호니 스코프 마켓 분석가는 국제유가가 상승기류를 보이는 데 대해 “공급망 불안이 몇 달간 지속할 수 있다는 분명한 가능성에 에너지 시장이 경각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홍해 사태 해결 위해 머리 맞대는 G2 외교안보 관료들
G2 측 외교안보 핵심관계자들은 홍해 사태 수습을 위한 회동을 예고했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주요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른 시일 내로 태국에서 중국 측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동한다. 미국 관료들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후 확전을 피하고 싶다는 의사를 이란에 전달하는 창구로 중국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홍해 사태와 관련해서도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전할 계획이다.
미국 백악관 측은 “중국은 이란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가 이란 지도자들과 할 수 없는 대화를 그들은 할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후티 반군은 작년 10월 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후 홍해를 지나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표적으로 삼아왔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과 무관한 상업용 선박마저 공격 대상으로 삼아 글로벌 물류 공급 흐름에 이상징후를 가져왔다.
CWN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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