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글·퀄컴과 연합 형성…LG, 전문인력 공채 나서

[CWN 지난 기자] 애플의 XR(확장현실) 헤드셋 ‘비전프로’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전자기업들의 제품 개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공식 출시된 비전프로가 예상을 웃도는 매출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비전프로의 올해 출하량을 50만~60만대로 예상했는데, 현재 판매량이 2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보다 많은 사전판매량이 초반 흥행요소로 분석된다.
당초 업계에선 비전프로의 흥행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한화 450만원을 넘는 제품가(3500달러)가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현재 XR기기에 연동되는 앱(APP)과 기능이 적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비전프로가 공식 출시되면서 전문가를 비롯해 소비자들의 체험기가 공개되고 있다. 이들은 애플 제품과 연동성, 외부를 디스플레이로 보는 ‘패스스루’의 자연스러운 화질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다만 활용할 기능이 적고, 기기가 무겁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비전프로는 곧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비전프로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할 경우 XR기기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맞춰 국내 대표 전자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LG, 핵심기술 개발 등 신제품 출시 준비 나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언팩’에서 구글, 퀄컴과 함께 XR기기 개발에 나선다고 공언했다. 이들 중 삼성전자가 하드웨어를 만들고 구글이 운영체제(OS)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은 최근 XR기기용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XR2+’을 출시하며 기대를 모았다.
XR기기의 핵심 기술은 올레도스(OLEDoS)로 불리는 마이크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다. 비전프로는 원가 50%를 올레도스가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프로는 이 기술을 선도하는 소니가 올레도스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소니의 방식보다 진보한 RGB 방식 올레도스를 올해 최초로 공개했다. 또한 지난해 미국 RGB 올레도스 전문기업 이매진(eMagin)을 인수하고 제품 양산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연내 XR기기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CES 2023’에서 0.42인치 3500PPI(1인치당 픽셀수) 올레도스 시제품을 공개했다. 현재 LX세미콘, SK하이닉스와 협업해 올레도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LG전자 내에선 XR 전담 부서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CES 2024’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국내외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XR사업을 협의하고 있다”면서 “연내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오는 2025년에 XR기기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LG전자는 XR기기 관련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개채용에 나서기도 했다. 과거 스마트폰 사업을 경험한 LG전자는 새로운 주력 분야로 XR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 2030년 XR시장 규모 1250조원로 성장 기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은 XR 시장이 2023년부터 연평균 41.6%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 시장 규모는 9366억달러(약 12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XR기기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콘텐츠 다양화가 필요하다. 비전프로는 넷플릭스,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주요 앱을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지적됐다. 다만 구글의 유튜브 등은 애플과 OS 경쟁 때문에 제한하고 있어, XR기기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하면 일부 해소될 문제다.
CWN 지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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