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 사로잡은 K소스 '매운맛'…그 중심엔 '불닭볶음면'

정수희 기자 / 2024-02-09 14:00:00
작년 소스류 수출액 5100억원…역대 최대
불닭 등 양념 소스류 3200억원…전체 63%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K소스 성장"
김정수 삼양 부회장, 해외시장 확대 박차
사진=삼양식품
사진=삼양식품

[CWN 정수희 기자] 지난해 양념 소스와 전통 장류 등 소스류 수출액이 역대 최대 실적을 보인 가운데 불닭 소스를 비롯한 양념 소스류가 전체 수출액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 또 역대 가장 많은 나라에 수출돼 전 세계에서 한국의 매운맛을 찾았다. 업계에선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불닭 소스로 이어져 K소스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견해다. 삼양식품은 소스 사업 연 매출 1000억원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세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양념 소스, 전통 장류 등 소스류 수출액은 3억8400만달러(약51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6.2% 증가한 규모다.

특히 불닭·불고기 소스 등 양념 소스류 수출액이 전년 대비 1.6% 증가한 2억4100만달러(약 3200억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양념 소스류는 전체 소스류 수출액의 62.8%를 차지하기도 했다.

수출량도 13만1800톤으로 지난 2021년 13만2000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최근 10년 새 약 2배 증가한 규모다.

역대 최다인 139개국으로 수출됐으며 수출액 비중은 △미국 21.8%(8400만달러) △중국 13.2%(5100만달러) △일본 9.0%(3500만달러)를 보였다. 양념 소스류는 룩셈부르크, 아이슬란드, 크로아티아 등 6개국에 새롭게 진출하기도 했다.

관세청 측은 "불닭볶음면 등이 먼저 인기를 끈 뒤 각 나라의 음식 문화에 맞게 불닭 소스를 활용하는 영상이 SNS에서 유행했다"며 불닭 소스가 수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 점을 내비쳤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액상스프만 따로 판매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청에 2018년 불닭 소스를 정식 출시했다.

그 시초에는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부회장이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김 부회장을 '불닭볶음면'으로 라면 신화를 새로 썼다고 소개했다. 그는 매운맛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를 파악해 불닭볶음면 제작을 진두지휘했다.

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의 역작인 불닭볶음면은 지난 2010년에 시작됐다. 당시 김 부회장은 고등학생인 딸과 서울 도심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매운 볶음밥 집에 손님들이 줄을 길게 선 것을 보고 그 식당으로 들어갔다. 이때 식당 내 손님들이 매운 볶음밥을 맛있게 먹고 싹싹 비운 것을 보고 김 부회장은 매운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확인한 것.

이후 오랜 연구 끝에 2012년 불닭볶음면이 출시됐다. 초기에는 반응이 미미했으나 2016년 유튜브에서 '불닭볶음면 먹기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해외에서 반응이 오자 회사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삼양식품의 2017년 내수와 수출 매출액은 각각 2533억원, 2051억원이었으나 2022년에 3033억원, 6067억원을 기록했다. 수출이 5년 만에 2배나 성장한 것.

지난해 3분기 소스사업부 누적 매출액 또한 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201억원보다 38% 늘었다. 삼양식품은 향후 소스 사업 연 매출 규모를 1000억원대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방증하듯 김정수 부회장은 오는 14~16일 일본 최대 규모의 식품·유통 박람회인 '2024 일본 도쿄 슈퍼마켓 트레이드쇼 박람회'를 직접 찾아 불닭볶음면을 비롯해 차기작인 '맵탱' 등을 소개할 걸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 세계 16개국 95개 업체가 참여한 이번 행사를 통해 일본은 물론 미국, 캐나다, 스페인 등 해외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CWN 정수희 기자
jsh@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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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희 기자

정수희 기자 / 정치경제국

정치/사회/지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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