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주총서 박철완 주주제안 부결…'3차 조카의 난' 진압

김정후

kjh2715c@cwn.kr | 2024-03-22 13:40:58

이사회 측 안건은 모두 채택
주총서 양측 설전 벌이기도
▲22일 열린 주총에서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CWN 김정후 기자] '조카의 난'으로 이목이 집중됐던 금호석유화학 주총이 박찬구 회장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

22일 금호석유화학은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제47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은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과 박철완 전 상무로부터 권리를 위임받은 차파트너스의 표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금호석화 이사회의 △자사주 처분·소각에 대한 주요 사항 결의 주체를 이사회로 두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최도성 한동대 총장의 사외이사 선임 건 등은 모두 채택됐다. 정관 일부 변경안은 의결권이 있는 주식 74.6%가,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76.1%가 각각 찬성했다.

반면 차파트너스의 △이사회 결의 없이 주총 결의로도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게 하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 △기존에 취득한 자사주를 올해 말까지 50%, 내년 말까지 전량 소각하는 자기주식 소각의 건 △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에 대한 사외이사 추천 등은 부결됐다.

앞서 금호석화는 차파트너스와 박 전 상무의 주주제안 등을 '경영권 분쟁'으로 규정했다. 이에 차파트너스 측은 정당한 주주 권리 행사라고 반박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와 글래스루이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설 독립기구인 지배구조자문위원회는 주총에 앞서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에 반대를 표했다. 지분 9.27%를 가진 국민연금도 마찬가지였다.

주총에서는 김형균 차파트너스 본부장과 의장을 맡은 백종훈 금호석화 대표이사 간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표결 전 발언 기회를 얻어 "투자 재원을 조달하려면 그냥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고 향후 자금이 필요할 때 주주배정 증자를 해 주주들에게도 사업 참여 기회를 주는 것이 원칙이고 그게 안 되면 3자배정 증자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또 "자사주를 마음대로 자유롭게 처분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와 전혀 맞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백 대표는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했는데 작년에 미국에서도 자사주에 대해 실질적으로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논문이 나왔으니 나중에 한번 찾아보시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차파트너스가 추천한 김경호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김 본부장이 최도성 후보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자 의장인 백 대표가 "지금 최 후보자를 네거티브하는 것인가"라고 대응했다. 또 김 본부장이 박찬구 회장과 관련된 문제를 거론하자 백 대표가 제지하기도 했다.

박철완 전 상무는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박찬구 금호석화그룹 회장의 조카다. 그가 보유한 금호석화 주식은 9.1%이며 차파트너스의 0.03%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더한 지분율은 10.88%다.

박 전 상무는 지난 2021년 주총에서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 등을 직접 주주제안했다가 박찬구 회장에게 완패한 뒤 해임됐다. 2022년 주총에서도 이익 배당,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을 두고 맞붙었으나 패했다.

지난해에는 금호석유화학그룹과 OCI그룹이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31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상호 교환하자 처분 무효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올해 주총에서도 금호석화를 상대로 비판을 이어가는 등 여론전까지 동원했지만 이 역시 금호석화 측의 승리로 마무리 됐다.

CWN 김정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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