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구글 등 실리콘밸리 기업, 스마트폰 시장 이어 자동차 시장 독점하나?
고다솔
sol0122@hanmail.net | 2021-12-29 17:26:25
미국 차량 제조사 포드가 2023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차량과 트럭에 구글 맵, 구글 어시스턴트, 플레이 스토어를 사전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포드 CEO 짐 팔리(Jim Farley)는 포드와 구글의 협력 관계를 계기로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차량이 보급되면서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유력 잡지 폴리티코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다수 테크 업계 감시 기구가 포드와 구글의 자동차 산업 협력 관계를 주시하고 있다. 스마트폰 산업에 이어 차량 산업에서도 테크 업계 대기업의 독점이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산업에서는 구글과 애플이 시장 점유율을 거의 독차지했다. 또, 기술이 거의 완벽한 수준으로 발전해 새로운 기술을 선보일 영역이 넓지 않다. 이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갖춘 테크 기업이 차량 운행 방식을 통제하고자 한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 장악 경쟁에서 이긴 구글과 애플, 그리고 또 다른 테크 기업 아마존까지 세 기업을 필두로 테크 업계 대기업은 자동차를 이용한 미국 소비자와의 새로운 접촉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또, 차량 제조사는 다년간 자사 차량에 첨단 기술을 직접 접목하려 했으나 실패한 뒤 결국 실리콘밸리 기업을 찾기 시작했다. 컨설팅 기업 ABI 리서치(ABI Research)의 자율주행차 애널리스트 제임스 호지슨(James Hodgson)이 "오늘날 차량에 적용된 기술은 소비자 시장 판매가 시작될 때 쯤이면 구시대적 기술이 된다"라고 분석한 것만 보더라도 차량 제조사의 기술 적용 노력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빅테크 기업은 이를 수익성과 자사의 기술력을 과시할 기회로 삼으려 한다. 그 첫 시작은 스마트폰 기술과 차량 시스템 연결이다. 애플의 카플레이(CarPlay), 구글의 안드로이드오토(Android Auto) 등을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운전자는 차량 시스템에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음원 재생과 통화, 넷플릭스 영상 시청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테크 기업은 사용자가 차량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 선택권을 없애고는 차량에 자체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자 한다. 구글은 이미 2015년부터 포드와 처음 협력 논의를 추진했을 당시 구글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차량 사업부 웨이모(Waymo)를 포드의 차량 제조 전문 기술과 결합하고자 했다. 그러나 포드는 자사 차량에만 단독 지원되는 기술을 원해 한동안 협상 논의가 진전을 거두지 못했다.
그 사이 구글은 볼보와 GM 등 일부 차량 제조사로 안드로이드 서비스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마치 스마트폰 업계처럼 제조사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기본 소프트웨어로 사용하는 것과 같은 추세가 자동차 업계에도 이어졌다.
다만, 차량 제조사는 엔터테인먼트 유닛 등 기본 기능만 안드로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구글맵이나 구글 음성비서 등 다른 기능도 함께 차량 기술로 적용하고자 한다면 구글과 별도의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구글의 자동차 업계 진출 전략이 성공했을까? 지금까지 혼다와 볼보, 로노·닛산·미쓰비시 동맹(Renault-Nissan-Mitsubishi Alliance)이 구글의 모든 서비스 패키지를 사용하기로 합의를 마친 상태이며, 크라이슬러(Chrysler)와 지프(Jeep), 플리머스(Plymouth)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면서 음성비서 서비스는 아마존 알렉사를,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톰톰(TomTom)을 사용한다. 또, GM은 오는 2022년 출시 모델부터 구글 서비스를 지원한다.
결국 포드도 짐 팔리가 신임 CEO 자리에 오른 뒤 구글과 협상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구글 소프트웨어 디자이너가 차량 설계 작업에 직접 개입하여 차량에 구글 기술을 사전 설치하고, 자율주행차도 개발한다.
구글과 차량 제조사가 미래형 인터넷 연결 차량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만, 규제 당국과 프라이버시 옹호 세력, 일부 경쟁사는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디지털 시민권 옹호 단체인 프런티어 전자 재단(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의 캐서린 트렌다코스타(Katharine Trendacosta)는 "자동차 기술 개발에 나서는 기업 상당수가 실제 보유해서는 안 될 개인 데이터를 상당수 보유했다"라며, 개인 데이터 보호 문제를 지적했다.
미국 온라인 지도 서비스 기업 맵박스(Mapbox)의 전직 CEO인 에릭 건더센(Eric Gundersen)은 지난 4월, 미 의회에 구글이 차량 제조사를 대상으로 서비스 공급 범위를 제한하는 행위가 맵박스의 대체 서비스 제공 능력에 피해를 주었다는 불만을 표출했다.
익명을 요청한 어느 한 자동차 서비스 공급사는 "구글의 시스템은 진정한 개방 시스템이 아니다. 구글은 모든 요소를 자사 시스템 안으로 포함시키고, 공개되는 정보를 제한한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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