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인기, 그 비결은?

주소영

kylie33@naver.com | 2022-01-25 10:03:18

버추얼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좌)와 로지(우)

SNS의 발달로 온라인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소통의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그 속에서 유명인으로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가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가상 공간에서의 소통이 보편화되면서 기업이 인플루언서를 모델로 고용하거나 제품을 협찬하는 방식의 마케팅이 부상하고 있다.

인플루언서 중에서도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것은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이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 인간 인플루언서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로는 ‘릴 미켈라(Lil Miquela)’가 있다. 그는 미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브러드(Brud)사가 2016년 선보인 가상 인간이다. 릴 마켈라는 샤넬, 디올 등 명품 업체의 모델로 활동할 뿐 아니라 2018년 타임지에서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5인’으로 선정할 정도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2020년 8월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에서 개발한 '로지'이다. 로지는 인스타그램에서 인지도를 쌓아왔고, 최근 신한라이프의 TV 광고로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이 외에도 전 세계에는 100명이 넘는 가상 인간이 존재하며 다양한 기업에서 이들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이렇게 큰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는 기술의 발전을 언급할 수 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그래픽 등의 기술이 크게 발전함에 따라 가상 인간을 구현하는 데 드는 비용이 과거보다 훨씬 줄어들었다. 따라서 많은 IT 분야의 개발자들이 자신이 가진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버추얼 인플루언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신선함'도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인기 비결이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기술로, 그 자체로 신선한 매력을 지닌다. 신한라이프에서는 신선하고 물의를 빚을 걱정도 없는 가상 인간을 써보자는 아이디어가 제시되어 로지를 광고 모델로 쓰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과거사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현실의 인간은 학교폭력, 성범죄, 학력 위조 등 윤리적·법적 논란에 휩싸여 논란이 된 인물을 모델로 고용한 기업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가상 인간은 성격이나 행동 모두 개발자가 제작한다는 점에서 제작 단계에서 윤리적·법적 요소를 충분히 고려했다면, 논란이 생길 위험이 거의 없다.

마지막으로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스토리에 얼마든지 부합할 수 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개발자가 직접 구상하고 디지털 그래픽으로 구현하기 때문에 대중이 선호하는 외모와 이미지를 쉽게 생산할 수 있다. 가령, 지금과 같은 코로나 시대에 해외여행을 하는 사진을 만들어 SNS에 올리기만 해도 많은 이들이 대리만족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능력에 제약이 없이 노래, 운동, 요리, 춤 등을 모두 잘할 수 있기에 기업이의 브랜드 이미지에 맞춰 활동 범위를 자유롭게 확장할 수 있다.

그러나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인간 사회의 미적 기준을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현재 유명한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대부분은 10~20대 여성이며, 사회적으로 ‘매력 있다’고 받아들여지는 몸매와 얼굴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의 SNS 댓글이나 그들을 다룬 기사 제목에서 그들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비하하는 글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이에, 이희은 조선대 교수는 "인간 사회의 성적 이미지나 가치가 기술에 그대로 구현되고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문제"라 말하며, “개발 초기부터 성, 지역, 계층 등 다양성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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