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안면 인식 기술', 우크라이나·러시아서 다른 목적으로 채택 주목
고다솔
desk@codingworldnews.com | 2022-03-23 17:39:22
한 달 가까이 전쟁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리이나 모두 공공장소에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한다. 그러나 일부 해외 매체는 두 국가가 전혀 다른 목적으로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두 국가의 안면 인식 사용 용도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먼저, 로이터와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사용자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을 낳은 기업 클리어뷰AI(Clearview AI)의 안면 인식 기술을 최근 들어 대거 사용한 사실을 보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미국에서 논란이 된 바와 같이 법률 집행 기관의 불특정 다수 시민 감시와 프라이버시 침해 목적으로 안면 인식 기술을 악용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국방부를 중심으로 교전 지역에서의 러시아군의 침략 상황을 감지할 수단으로 클리어뷰AI가 기부한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를 채택했다.
더 나아가 안면 인식 기술은 적군 침략 감지와 러시아 스파이 색출 이외에도 전사자 신원 확인과 가족 재회에도 도움을 주었다.
클리어뷰 CEO 호안 톤 탓(Hoan Ton-That)은 “우크라이나 국방부 관계자가 안면 인식 기술 활용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내 일부 기관이 적군 침략 대비 목적으로 안면 인식 기술 채택에 성공했다”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 앞서 러시아는 오래전부터 안면 인식 기술을 적용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달리 반정부 인사 감시 수단으로 악용해, 인권 운동가의 거센 저항을 직면했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전쟁 반대 운동가 겸 여성 운동가인 알리오나 포포바(Alyona Popova)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는 안면 인식 기술의 감시에서 안전한 곳은 없다”라며, “정부는 모든 시민을 추적하면서 반정부 세력을 체포한다”라고 말했다.
포포바는 2017년, 러시아 경찰이 사회 운동가 추적 수단으로 안면 인식 기술을 불법 동원한 사실을 확인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하철, 번화가 등 어디에나 ‘세이프 시티(Safe City)’ 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채택된 안면 인식 감시 시스템을 설치했다.
또, 포포바는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규탄 시위에 참석한 모든 시민의 신원 파악 및 체포에 안면 인식 기술이 동원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러시아 경찰은 안면 인식 기술만으로 시위 참가자의 신원을 파악하기 어려운 때는 소셜 미디어까지 이용해 개인 정보를 파악한다”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전했다.
최근, 포포바는 망명한 러시아 야당 지도자 블라디미르 미로프(Vladimir Milov)와 함께 유럽 인권재판소에 러시아 정부의 안면 인식 기술을 악용한 시민 감시 및 인권 유린 문제를 제소했다.
한편, 인권감시단체(Human Rights Watch)는 지금까지 모스크바에만 안면 인식 감시 카메라 12만 5,000대 이상 설치되었다는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인권감시단체도 안면 인식 감시 카메라가 공공의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설치되었으나 정부 비판 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모든 시민을 감시할 수단으로 동원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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