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국민, 정부 발행 암호화폐 지갑 ‘치보’ 사용 중단..."비트코인보다는 달러 선호"

고다솔

desk@codingworldnews.com | 2022-05-10 17:56:54

지난해 엘살바도르가 세계 최초로 대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Bitcoin, BTC)을 법정 통화로 정식 채택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간이 흐르면서 엘살바도르 현지 주민의 비트코인 활용 사례가 더 확산되지 않았을까?

해외 뉴스 포럼 레스트 오브 월드가 국가 경제연구국(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의 엘살바드로 국민 비트코인 활용 실태 조사 결과를 인용, 초기 기대와 달리 엘살바도르 국민 다수가 암호화폐 사용을 비관적으로 본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재 비영리 단체인 국가 경제연구국은 엘살바도르 대도시와 시골 지역 거주 주민 1,800명을 대상으로 비트코인 활용 현황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엘살바도르 정부가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하면서 보급한 암호화폐 지갑 치보(Chivo)가 계좌가 없는 이들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 확장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9월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정부 차원의 치보 보급이 이루어진 이래로 엘살바도르 국민 61%가 치보 사용을 중단했다. 치보 사용을 중단한 국민 대부분 초기 치보 앱 가입 당시 30달러를 인출하기 위한 용도 이외에 암호화폐 지갑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일부 현지인은 치보를 비트코인과 관련이 없는 화폐 거래 목적으로 사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조사 응답자 중 치보 앱 사용자 20%는 현재 치보를 이용한 비트코인 거래 사용률이 치보 앱 다운로드 초기보다 감소했으며, 현재 치보 앱을 달러 결제용 직불카드로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변했다.

또, 엘살바도르 중앙은행은 치보 출시 후 이루어진 전체 암호화폐 송금 중 단 1.6%만이 올해 2월, 디지털 지갑을 통한 비트코인 이체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 전역에서 비트코인 거래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태평양 일대 관광 명소 지역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관광 명소 상인과 주민 대부분 치보 앱을 사용해 민간 기업이 개발한 다른 가상자산 지갑으로 비트코인을 이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경제연구국은 올해 들어 치보 앱 다운로드 횟수와 사용률 감소 추세가 뚜렷해진 것이 정부 차원의 비트코인 채택 열기가 시들해졌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간 활성화 사용자 중 한 달 동안 암호화폐 ATM 인출이나 비트코인 결제 용도로 치보 앱을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번 연구 논문 저자 중 한 명이자 시카코대학교 경제학자인 페르난도 알바레즈(Fernando Álvarez)는 “치보 앱이 대규모 채택 이후 사용 중단률 증가 패턴을 기록한 사실은 비트코인이 효과적인 결제 수단이 아니라는 사실을 시사한다”라며, “일반 사용자는 달러 대신 비트코인을 사용할 때 특별히 더 큰 이익을 누리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 거주하는 암호화폐 옹호론자이기도 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오스카 살궤로(Óscar Salguero)는 “치보는 사실상 스퀘어(Square) 혹은 캐시 앱(Cash App) 등 인기 결제 서비스 앱보다 사용자 규모가 훨씬 축소되었으나 비싼 복제 버전과 다를 바 없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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