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렁덜렁 전세계약’ 박상우 국토장관 “정제되지 못한 표현, 송구”

손현석 기자 / 2024-06-26 08:42:52
국회 전세사기 관련 청문회서 43일 만에 사과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차 국토교통위원회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CWN 손현석 기자]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두고 “젊은 분들이 경험이 없다 보니 덜렁덜렁 계약을 했던 부분이 있지 않을까”라고 발언한 데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이같은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진지 43일 만이다.

박 장관은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전세사기의 원인 중 하나인)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겠다는 설명을 하다가 정제되지 않은 표현을 썼다”며 “이 사태의 책임이 개인적 잘못에 근거한다는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어 “결과적으로 제 말 때문에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정중하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섞여 들어간 것에 대해 굉장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지난달 13일 국토부 기자간담회에서 전세사기 피해 지원 보완 대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전세를 얻는 젊은 분들이 경험이 없다 보니 덜렁덜렁 계약했던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꼼꼼하게 따져볼 때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언급했다.

문제의 발언이 공개된 뒤 정치권을 중심으로 “청년층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피해자 대부분이 공인중개사의 도움을 받아 정상 거래를 했다. 피해자들이 잘못해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게 아니라 정부와 정치권의 잘못”이라고 강조하며 박 장관의 해당 발언이 ‘2차 가해’에 해당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박 장관은 “전세사기가 여러 제도적·시장적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지, 피해자들의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회적인 문제로 고통받은 분들을 도와드리기 위해 하루빨리 실현 가능하고,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 피해 구제책을 만들어 조치해야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항변했다.

한편 맹성규 국토위원장은 이날 정부·여당의 의견을 담은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개정안 제출을 촉구했고, 박 장관은 이른 시일 내 의원 입법 형태로 특별법 개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CWN 손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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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석 기자 / 산업2부장

산업2부 데스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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