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 투자에 시장 선점 유리…"상용화 가능" 자신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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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MWC2024에서 냉각유를 활용해 데이터센터 내 서버를 식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뉴시스 |
[CWN 김정후 기자] 오는 2040년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는 액침냉각시장에서 SK엔무브가 해외 기업들과 계약 논의를 하는 등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는 액침냉각사업 확대의 거점으로 미국 빅테크를 지목했다. 업계에서는 노트북, 데이터센터,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만드는 델테크놀로지스가 첫 거래 상대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빅테크 등과 다양한 협의를 하고 있지만 아직 특정한 계약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SK엔무브는 미국의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 전문기업 GRC에 2500만달러(약 320억원)의 지분투자를 단행하고 액침냉각유 등 관련 기술을 개발해 왔다. 지난 2월에는 SK텔레콤, 영국의 액체냉각 솔루션 전문기업 아이소톱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액체냉각 기술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협약에 따라 SK엔무브는 자사의 냉각 플루이드를 아이소톱의 액체냉각 솔루션에 탑재해 SKT의 AI 데이터센터 테스트베드에 적용한다. 에이닷 등 AI 기술에 주력하는 SKT와 액침냉각사업 확대 기회를 엿보는 SK엔무브의 시너지가 잘 발휘됐다는 평가다.
SK엔무브는 액침냉각시장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의 경우 관련 제품은 출시했지만 SK엔무브만큼의 본격적인 기술 투자는 진행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액침냉각 제품 시장이 본격적으로 제품이 거래될 2025~2026년 1조원 정도에서 매년 20~30%씩 성장해 오는 2040년에는 40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액침냉각기술이 이 같은 주목을 받는 이유는 효율에 있다. 데이터센터는 그간 공기를 순환시켜 열을 식히는 공냉식으로 운영돼왔다. 하지만 열을 식히는 속도도 느리고 전력효율도 떨어져 데이터센터 운영 전력의 약 40%가 냉각에 사용된다. 반면 액체에 직접 담그는 액침냉각은 공냉식 대비 최대 10분의 1수준까지 전력량을 줄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I 열풍도 액침냉각시장의 성장을 부채질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120만 유닛에 불과했던 전 세계 AI 서버 수요가 오는 2027년 347만 유닛으로 늘어난다고 예상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도 지난 2022년 187개로 파악된 데이터센터가 오는 2026년까지 22개 더 신설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액침냉각시장은 아직 초기인 만큼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투자에 신중한 상황이다. 현재 영국의 셸, 미국의 엑손모빌 정도가 액침냉각 제품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것에 그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SK엔무브의 발 빠른 투자가 시장에서 유리할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 표준이 없는 만큼 고객사 입장에서는 검증된 제품을 선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그동안 전기 절연성능, 하드웨어 부품 등과의 호환성,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실험해왔고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CWN 김정후 기자
kjh2715c@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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