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며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 불가’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어 실제 대화의 물꼬를 트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8년 전 열린 제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사진을 올렸다. 해당 사진은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회담장인 카펠라호텔 정원을 함께 산책하는 장면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진을 게시하기 직전 이란과의 종전 및 비핵화 관련 합의에 14일 서명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는 점에서, 최대 외교 현안인 이란 문제가 마무리되면 대북 외교 가능성을 다시 탐색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의 ‘번개 회동’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실제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가장 큰 난관은 북한이 연일 담화 등을 통해 비핵화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남 업무를 담당하는 북한 외무성 10국은 13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최근 한국·유럽연합(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북러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내용이 담긴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은 이재명 대통령이 ‘평화의 가면을 내던졌다’고 비난하면서 한국을 적대시하는 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해당 공동성명을 "명백한 주권침해, 엄중한 적대행위"라고 규정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도 14일 한미가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회의에서 북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데 대해 "교전상대방의 핵무장해제를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어불성설이며 공허한 망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변인은 "'비핵화'는 최종적으로 되돌릴 수 없이 종결된 사안"이라고 못 박으며, 핵보유국 지위를 흔드는 어떠한 대화에도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근 김 위원장이 정상외교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라는 든든한 우방을 확보했다는 점도 향후 북미 대화 재개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과거 북미 대화 국면에서는 김 위원장의 결단만으로 대미 협상에 나설 수 있었다면, 현재는 중국·러시아와의 정책적 공조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과거처럼 전격적인 ‘깜짝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사실상 힘을 잃고 있다는 점도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있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반면 중·러가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용인하는 분위기 속에서 김 위원장이 외교적 자신감을 갖게 된 만큼, ‘비핵화 협상 없는’ 만남이라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 응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지금은 중국과 러시아라는 동맹국이 버티고 있어서 뒷배는 있지만, 김정은의 전략적 자율성 공간도 좁아졌다"며 "미국과 협상에 나선다고 해도 제재와 관련해 이미 중·러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 크게 아쉬울 게 없는 한층 복잡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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