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만남이 주목받는 이유는 회동의 '결'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황 CEO와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만나 이른바 '깐부회동'으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회동이 글로벌 AI 거물과 한국 재계 총수들의 우정을 과시하는 상징적 자리였다면, 이번 단독 회동은 양사가 추진 중인 '피지컬 AI 동맹'을 구체화하는 실무형 만남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피지컬 AI는 소프트웨어에 머물던 AI를 로봇·차량 등 물리적 실체에 구현하는 분야다. 엔비디아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이번 회동에서도 두 사람은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업과 자율주행 기반 스마트 모빌리티 등에서 협력을 심화하는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의 협력은 지난해 1월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 블랙웰 GPU 5만장을 확보해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국내 피지컬 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30억달러를 투자해 엔비디아 AI 기술 센터와 현대차그룹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 센터를 국내에 세우기로 했다.
자율주행 분야의 결합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자체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역량과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기술을 합쳐 차세대 솔루션을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을 도입해 자율주행 레벨2부터 레벨4까지 확장 가능한 통합 아키텍처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기아는 레벨2 이상 기술을 일부 차종에 선제 적용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합작법인 모셔널을 중심으로 레벨4 로보택시까지 협력을 넓힐 계획이다.
황 CEO는 오는 8일 여의도 LG전자 본사를 방문한 뒤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정 회장과 다시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냉면을 사이에 둔 짧은 회동에서 시작된 '피지컬 AI 깐부'의 다음 행보에 재계의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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