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전환' 작년 比 개선된 실적 예상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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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앤에프 사옥 전경. 사진=엘앤에프 |
[CWN 김정후 기자] 엘앤에프가 지난해 영업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고객사 및 판매 지역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여전한 전기차 수요 둔화에 올해도 적자를 볼 전망이지만 적자 폭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유럽 고객사와 17만6000톤(t) 규모 하이니켈 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공급기간은 내년 1월부터 2030년 12월 말까지로 6년간이다. 최근 평균 가격 기준 계약금액은 약 9조2400억원에 이른다. 기밀 유지를 이유로 계약 상대는 공개되지 않았다.
엘앤에프는 국내 양극재 기업 중 유럽 시장 내 고객사와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연합(EU)은 지난 2월부터 배터리법을 시행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EU 내에서 탄소발자국 신고와 폐배터리 수거, 공급망 실사 등이 의무화된다.
따라서 유럽 기업들은 물론 유럽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까지 배터리 산업 내 ESG(환경·책임·투명경영) 요건을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엘앤에프는 이번 계약으로 EU 배터리 규제에 따른 ESG 요건을 충족하는 양극재를 수출하게 돼 유럽 내에서도 입지를 넓힐 것으로 기대 중이다.
엘앤에프는 최근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과 연달아 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 4일에는 북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업체 아워넥스트에너지(ONE)와 LFP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엘앤에프는 미시간 주 ONE 기가팩토리에 LFP 양극재 전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번 계약이 북미 시장 공략의 포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난달에는 SK온과 2030년 말까지 30만t 규모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전기차 약 300만대에 탑재될 수 있는 분량이다. 13조1910억원의 계약금은 지난해 엘앤에프 연간 매출액의 세배가 넘는 금액이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매출 4조6000억원과 영업손실 222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전년 대비 18.4% 증가한 매출액이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당시 적자 원인으로는 리튬 가격 폭락에 따른 대규모 재고자산 평가손실과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꼽혔다.
업계에서는 엘앤에프가 고객사·판매 지역 다변화를 통해 부진을 타개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엘앤에프가 영업손실 4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전히 적자지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그 폭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최수안 엘앤에프 대표는 "다양한 글로벌 고객사들과 협력관계를 확대해 뛰어난 기술력과 더불어 강한 사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양극재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고객들과 함께 엘앤에프만의 차별화된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CWN 김정후 기자
kjh2715c@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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