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태영건설, 자금흐름 호전…부활 신호탄 맞나?

최한결 / 2024-04-09 04:59:02
추가대출 금리↓·기업개선계획 의결 예고로 긍정적인 시선
태영건설측 “자금흐름 자체순환有”↔전문가들 “낙관 일러”
▲태영건설 여의도 사옥. 사진=태영건설

[CWN 최한결 기자]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우발채무에 따른 유동성 문제로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에 들어간 태영건설이 추가 대출 등 정상화 사례가 발표되면서 자금 흐름이 개선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이르면 이달 말까지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 의결을 정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반등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을 받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백암빌딩 사업장에 대한 추가 대출 금리가 기존과 같은 4%로 유지됐다. 태영건설의 또 다른 사업장인 마곡CP4 사업장이 최근 추가 대출 시 8% 금리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태영건설이 2021년 수주한 백암빌딩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일대 대지면적 2천㎡(605평) 부지에 있던 기존 지하 3층~지상 7층 규모의 건물을 허물고 지하 5층~지하 17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을 짓는 사업이다.

대주단은 이 사업장에 기존 금리대로 추가 대출을 진행하기로 했다. 태영건설은 200억원 가량을 대출해 공사비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공사 진행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영건설 측은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현재 공정률이 35% 이상 진행된 강릉 모노그램 현장도 기존 금리보다 낮은 이자율로 지원하기로 합의가 이뤄졌다. 대주단에 포함된 메리츠화재는 남은 약정 잔액 284억원은 물론 필요에 따라 추가 사업비까지도 전액 대출해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은 강원 강릉시 송정동에 5성급 관광숙박시설인 ‘신라모노그램 강릉’을 신축 및 분양하는 사업이다. 강릉 해변가에 고급 호텔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관심이 쏠리며 분양 시작 후 한달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경기 동탄2 공동주택 사업장도 기존 금리나 이보다 낮은 수준에서 대출 지원을 받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나아가 태영건설은 KTX 신경주 역세권 2블록에 진행 중인 ‘신경주 더퍼스트 데시앙’ 사업과 관련한 공사비를 앞당겨 받기로 했다. 원래는 공사 유보금 294억원을 완공 후 받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270억원을 앞당겨 받기로 한 것이다. 이 가운데 210억원은 대주단의 협조하에 월별로 선지급 받는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CWN에 “워크아웃 초기 자금 흐름이 막혀 일부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문제도 있었으나 이제 그런 문제는 다 해결됐다”며 “내부적으로는 자금 흐름이 어느 정도 자체 순환이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사비를 앞당긴 탓에 자금흐름이 원만하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태영건설 측은 이같은 자금흐름 개선 등을 통해 올해 2843가구 규모의 자체 및 도급사업 공동주택을 목표대로 준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건설 이미지 컷. 사진=픽사베이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시작한 지난해 말 이후 입주한 단지의 입주율도 양호한 편이다. 지난달 31일 입주를 시작한 경기 용인 ‘드마크데시앙’은 입주 나흘 만에 입주율이 30%를 기록하고 있다고 태영건설 측이 직접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 단지는 당초 ‘워크아웃으로 준공 및 입주 지연이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난달 28일 해당 사업의 공동주택지에 대해 용인시로부터 준공 인가가 떨어져 입주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이달 22일까지 입주 지정 기간인 경남 양산신도시 ‘사송 더샵데시앙3차’는 현재 입주율이 80%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태영관설 관계자는 “사송 더샵데시앙3차 사전점검 당시 홈페이지 내 고객센터를 통해 입주예정자들의 감사 인사가 끝없이 이어졌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태영건설은 기업개선 계획이 확정돼 있다. 다만 ‘워크아웃 조기졸업’에 대한 기대감이 섞인 일각의 시선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조심스럽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 역시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슈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거 같다. 당장 어려운 상황이 개선된 건 맞기 때문에 고무적”이라면서도 “워크아웃을 신청한 시기에 자금상의 흐름 문제가 단기간에 이렇게 전환된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단 몇개월 동안 실사를 하면서 기업의 자산가치를 판단하기는 어렵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태영건설의 현재 상황이 다소 긍정적이라는 것일 뿐”이라며 “조금 긍정적인 상황인 것은 맞지만 그 이상으로 접근할 이슈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송 더샵데시앙3차’의 높은 입주율에 대해서도 “(물론 그 또한) 긍정적이긴 하나, 아직 전체적인 분양 시장이 좋아진 게 아니니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CWN 최한결 기자
hanbest0615@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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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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