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측 “상황 개선돼 긍정적”…임원 감축안 ‘강수’
대주주 지분 60%대로 상승됨에 따른 곱지않은 시선도
![]() |
▲태영건설 기업개선 계획이 30일 의결된다. 사진=뉴시스 |
[CWN 최한결 기자] 태영건설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통한 자본확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주주 지분이 50%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을 두고 엇갈린 시선이 흘러나오고 있다. 오너 일가의 영향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부정론과 뼈를 깎는 자구책이라는 옹호론이 혼재돼 있는 상황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주도한 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 100대1 비율의 대주주 감자 등 방안을 골자로 한 기업개선계획이 오는 30일 금융채권자협의회를 통해 의결된다.
이와 관련, 태영건설 측은 낙관적으로 전망 중이다. 업체 관계자는 CWN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두고 볼 일이다. 다만 현재 워크아웃 이후 경남 양산 ‘사송 데시앙’ 등 입주율이 높고 최근에 분양한 아파트가 입주율이 30%가 넘어갔다. 추가 자금의 지원 없이 원만한 상황이라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은 대주주와 금융채권자가 각각 기존채권의 100%, 무담보채권의 50%를 출자전환하는 내용을 담았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대주주가 질 책임이 크지 않은 것에 비해 권한이 강화될 가능성은 크다는 점이다. 출자전환을 무상감자 전이 아닌 후에 진행할 경우 대주주는 지분을 더 늘리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태영건설에 대한 대주주 지분은 별도의 자금 투입이 없이도 기존(41.8%)보다 상승한 60%대가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 대주주 지분비율은 TY홀딩스 27.8%,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 10.0%, 윤세영 창업회장 1.0%, 윤석민 회장 부인 3.0% 등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무상감자를 진행하면 지분이 줄어들어 대주주의 지위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태영건설은 출자전환에 대주주가 참여함으로써 지분율이 상승하는 케이스다. 출자전환 참여규모는 태영건설의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가 4000억원으로 금융채권자(2395억원)보다 많다.
결국 대주주의 의결권·경영권 행사가 제한되는 워크아웃 기간이 종료되면 대주주의 지분이 늘어난 만큼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강화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과거 금호산업이나 쌍용건설, 대우조선해양 등은 출자전환 이후 최대주주 지위가 채권단으로 넘어간 사례가 있다.
또한 윤 창업회장과 윤 회장 면직을 포함해 임원 22명을 감축하는 것은 물론 3년간 임원 급여도 삭감한다는 조치가 곧바로 나왔다. 이들은 대신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에서만 창업회장과 회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워크아웃의 원칙인 ‘대주주의 자기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관점에서 대주주의 출자전환 참여를 긍정 평가하는 의견도 제기된다. 건설업황 자체가 힘든 상황에서 태영건설의 대출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려는 금융채권자가 없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앞서 태영 측은 워크아웃 극복을 위해 그룹사 차원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납입을 비롯해 블루원 및 평택싸이로 담보 제공 및 일부 매각 추진 등을 비롯해 유동성 위기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윤 회장의 SBS와 티와이홀딩스 보유 지분도 담보로 내놓기로 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출자전환보다는 원금 회수가 목적이었을 채권자들로서는 아쉬움 클 것 같다”며 “결과적으로 대주주가 큰 공을 들이지 않고 지분을 확대하게 돼 채권자 부담이 가중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CWN 최한결 기자
hanbest0615@cwn.kr
[ⓒ CWN(CHANGE WITH NEWS).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