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여 연 행사지만 각국 반응 미온적…'전시성 행사' 그쳐
GTX 사업보단 TBM 공법에 더 관심, 그마저도 갈길 먼 상황
국토부 관계자 "해외진출? TBM 공법기술 알리고 공유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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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로템이 제작한 GTX-A 전동차. 사진=현대로템 |
[CWN 최한결 기자] 국토교통부가 지난 13일 GTX 사업의 홍보와 TBM(Tunnel Boring Machine·터널 굴진기)공법의 기술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주한 공관 외교관 및 외신기자를 대상으로 GTX 서울역 현장 설명회를 개최했으나,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한 '전시성 행사'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설명회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이집트, 일본, 체코 등 5개국 외교관 10 여명과 '블룸버그 L.P.', '에포크 타임스', 'NNA', '골든 브리지', '스푸트니크', '센트럴 뉴스 에이전시', '아리랑 국제방송', '코리아중앙데일리' 등 8개 매체 기자 10여명 등이 참석했다.
대심도 철도사업은 과밀화된 수도권의 지상·지하 공간의 물리적 제약 극복을 위해 지하40m 이하의 대심도 터널을 굴착하여 급행 철도를 운행하는 사업이다. 지장물 접촉 및 사유지 간섭을 최소화하고 노선 최적화(직선) 설계를 통해 표정속도 100km/h(최고 180km/h) 이상의 열차를 운행한다.
설명회는 '대심도 철도사업'과 'TBM 공법'에 관심 있는 외신기자와 주한 공관 외교관을 대상으로 참석 희망자 수요조사를 거쳐 마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GTX는 과밀화된 도시의 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지하 40m 이상의 대심도 터널을 굴착해 급행철도를 운행하는 신개념 대중 교통사업이다. 이미 페루,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등지에서 국내 GTX 사업에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설명회 참가자들은 올해 연말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GTX-A 서울역 현장을 방문해 지하 60m를 내려가 정거장 및 터널 구간을 직접 체험했다. 또 올해 말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GTX-A 서울역 현장을 찾아 지하 60m 깊이의 정거장 및 터널 구간을 살펴보고, 공사 중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용된 TBM 공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렇듯 국토부에서 야심차게 마련한 현장 설명회였던 것에 반해 참가자들의 반응은 뜨듯미지근했던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CWN은 해당 설명회에 참석했던 주일본대사관, 주영국대사관, 주이집트대사관 등 관계자들에게 코멘트를 듣고자 했으나, 모두 다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또한 이날 설명회에 참가했던 외신 매체들 중 'GTX 사업설명회'를 언급한 매체는 일본의 NNA통신이 유일했다.
NNA통신은 "수도인 서울과 교외의 주요 도시를 연결하며 '서울 집중현상'을 해소하는 열쇠인 GTX가 탄생을 앞두고 있다"며 "TBM 공법으로 GTX를 만들어 우수한 기술력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비전이 엿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마저도 GTX의 TBM 공법에 대한 기술력 호평이 아닌 일반적인 내용이었던 것이다.
이번 설명회를 통해 GTX 해외 수출은 아직 요원하다는 점만 부각된 듯하다.
GTX 같은 '광역급행철도'는 선례가 많다. 1970년 일본의 신쾌속(JR서일본), 1977년 프랑스의 RER, 1978년 일본의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 1995년 독일 DB의 RE, 2003년 'GTX의 롤모델'이라고 불리는 영국의 High Speed 1, 2005년 일본의 수도권 신도시 철도 츠쿠바 익스프레스, 2006년 오스트리아 OBB의 REX, 2008년 중국 베이징 교외철도 S2선, 2012년 중국 상하이 진산철도, 2018년 징슝도시간철도, 2020년 중국 베이징 교외철도 퉁미선(S6선) 등이 있다.
이는 선진국임을 자처하는 한국에서 급행광역도시철도망에 대한 체계적인 정책수립이 많이 늦었음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중국보다도 광역교통망체계 수립이 뒤쳐진 것도 뼈아프다.
국내의 GTX 도입 유래는 지난 2009년 4월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1991년 발표한 기존 수도권 간선전철 계획을 수정한 GTX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011년 6월 수서평택고속선을 시작으로 A 노선은 실질적으로 착공됐다.
당초 3개 노선의 동시착공을 목표했으나 여러가지 사유로 A(2014), C(2018), B(2019) 순으로 착공이 통과 되어 A 노선의 경우 이달 말이 돼서야 완공된다.
국내에만 안주할 것이 아니라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내딛고 해외진출 발판을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 철도국 관계자는 CWN에 "GTX의 해외 수출은 검토를 해봐야 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진출 전망보다는 TBM 공법으로 인한 기술 정보를 해외에 널리 알려 기술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며 "해외 철도 분야 국제협력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 더 구체적인 부분은 내부 협의를 해봐야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TBM 공법을 통한 해외 진출 전망에 대해서는 "GTX 사업은 대심도에서 하는 철도사업이고 앞으로도 거기서 사업을 하려면 TBM과 같은 첨단 공법이 들어가야 한다"며 "해외에서 TBM에 대한 노하우를 요청하는 국가가 있다면 국토부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나 노하우를 충분히 공유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국토부는 오는 30일 GTX-A '수서~동탄' 구간의 개통을 앞두고 있다.
CWN 최한결 기자
hanbest0615@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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