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지급 기준 등 강화로 음주운전 억제력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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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주운전 단속을 하는 경찰. 사진 = 뉴시스 |
[CWN 권이민수 기자] 트로트 가수 김호중, 방탄소년단(BTS) 슈가, 배우 박상민 등 연이은 음주운전 사고로 연예계가 발칵 뒤집힌 가운데, 음주운전자의 보험금 지급 기준을 강화하고 보험료 할증률을 대폭 높여 교통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31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자동차·오토바이 등 음주운전 경험률과 음주운전 교통사고 비중은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15.2%에 달했던 음주운전을 경험한 운전자의 비율은 2022년 3.3%로 크게 감소했다. 교통사고 중 음주운전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13%에서 2023년 6.6%로 크게 줄었다.
다만, 음주운전은 다른 교통사고에 비해 재범률이 높고 부상자와 사망자 수도 더 많았다. 2010년 이후 3회 이상 적발된 음주운전자의 비중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고 2010~2022년 음주운전사고 10건당 부상자 수는 16~18명, 사망자 수는 0.1~0.3명으로 다른 교통사고(각 14~15명·0.1~0.2명)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정부는 음주운전을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계속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요국에 비해 음주운전 판단 기준이 다소 엄격한 편이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4항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인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미국 대부분의 주가 0.08%, 캐나다가 0.05%인 것과 비교했을때 상당히 높은 기준이다.
0.03%는 일반인이 소주나 맥주 등 술 1잔을 마신 뒤 1시간이면 검출될 수 있을 정도의 기준이다. 사람은 0.02%부터 움직이는 사물에 대한 인지능력과 주의력 등에 영향을 받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준에 따라 제도도 점차 강화되는 추세다. 정부는 지난 2023년 7월 '검·경 합동 음주운전 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중대 음주운전 사망사고나 5년 내 음주운전 3회 이상 적발 등이 발생하면 음주운전자의 차량을 압수 및 몰수할 수 있게 했다.
오는 10월부터는 음주운전 방지장치도 본격 도입될 예정이다. 음주운전 방지장치는 운전자의 호흡을 측정해 기준 이상의 알코올이 검출되면 차량 시동이 제한되는 장치다. 5년 내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된 음주운전자는 장치가 탑재된 차량만 운전할 수 있다는 조건 하에 면허가 재발급될 예정이다.
보험연구원은 기준과 제도의 강화뿐만 아니라 자동차보험을 통해서도 음주운전을 예방하고 재범을 막을 수 있다고 제안하면서 보험금 지급 등의 기준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보험의 경우 주요국의 보험보다 지급 기준이 낮아 음주운전을 억제하기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음주운전 시 28~159%의 높은 보험료 할증을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초범 시 9%, 재범 시 12%정도만 인상될 뿐이다.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일어났을 때 음주운전 가해자의 자기차량 손해는 보상하지 않지만 자기신체사고는 보상해준다는 점도 우리나라가 주요국과 다른 점이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음주운전사고에 대한 보험금 지급 규정을 강화하고 보험료 할증률을 대폭 높여 음주운전 빈도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CWN 권이민수 기자
minsoo@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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