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부산항 인근 밀양공장 등 수출집중 전략
오뚜기 “해외 수출 비중 점차 늘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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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라면 수출액은 9억5천200만 달러로 전년대비 24.4% 증가, 역대 최대 실적을 찍으며 10억 달러에 근접했다. 지난달 21일 서울 한 대형마트 라면코너의 모습. 사진=뉴시스 |
[CWN 조승범 기자] K라면이 지난해 해외수출 1조원을 달성한 이후에도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16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3년 1~10월 국내 식품업계 라면 수출액은 7억8525만 달러(약 1조208억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식품업계는 국내 라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 해외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지난 8일 국내에 해외수출 전문 라면 생산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출시 40주년을 맞이한 ‘짜파게티’의 글로벌 시장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1984년 3월 첫선을 보인 짜파게티는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량 91억봉, 누적 매출액 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라면의 경우 전 국가에서 압도적으로 잘 팔린다고 한다. 짜파게티도 신라면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는 것이 농심의 의지다.
농심 관계자는 CWN에 “짜파게티를 해외에 판매하는 것은 지금부터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짜파게티를 미국, 중국, 일본 등 70여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지만 매출 규모가 크지 않다”며 “이제 한번 늘려나가 보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농심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붐비는 서울 성수동에 짜파게티 팝업 스토어를 열고 해외 소비자들에게 먼저 홍보할 계획이다. 또한 짜장면 태동지인 인천에 해외 소비자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삼양식품도 해외수출 주력 제품인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개척에 더욱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수출 호조로 지난해 해외에서 8000억원 실적을 올렸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2019년 처음 50%를 넘어섰다. 2021년에는 60%를 돌파했으며, 지속 확대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전용 공장인 밀양공장과 해외 판매 법인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 주효했다”면서 “해외 수출에 유리하게 부산항과 가까운 곳에 공장을 지은 것이 밀양 공장의 장점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주 시장 성장세가 해외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월마트, 코스트코 등에 삼양아메리카가 입점하면서 지난해보다 154% 증가한 1억22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수출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통해 전년 대비 76% 상승한 12억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수출 시장과 품목 다변화도 매출 향상에 영향을 미쳤다. 아시아 지역에 집중됐던 매출 비중을 미주지역과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으로 확대하고 소스 부문 수출액도 전년 대비 35% 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주요 수출 품목인 불닭소스는 40여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오뚜기는 농심·삼양식품 등 경쟁사와 달리 국내 매출 비중이 90%로 내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오뚜기는 내수에 집중된 판매 활로를 넓히기 위해 해외 매출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라면 수출액을 1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해외사업팀을 글로벌 사업본부로 격상하고 미국, 중국 등 해외 수출 국가를 65개국에서 70개 국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그동안 오뚜기는 종합식품기업이기 때문에 경쟁사와 포트폴리오가 달라서 (라면 산업의) 내수 비중이 컸던 부분이 있었다”면서 “오뚜기도 해외 쪽에 비중을 두기 시작하면서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글로벌 사업본부에 영입하는 등 사업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WN 조승범 기자
csb@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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