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솔루션, IPO 최대어 된 비결은 '기술력'

김정후 / 2024-04-20 05:00:59
예상 몸값 3조…친환경 흐름에 '턴키 솔루션' 주목
6년새 매출 6배 증가…빅데이터·AI 신사업도 추진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선박 엔진 최적화 기술이 적용될 3800CEU급 자동차운반선 넵튠 PHOS호.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CWN 김정후 기자] HD현대마린솔루션이 3조원이 넘는 몸값으로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가 됐다. 친환경 선박이 부각되는 시장 배경과 함께 개조부터 시운전, 보증까지 감당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기술력이 높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상장을 앞둔 HD현대마린솔루션의 예상 몸값은 3조7071억원가량으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 2021년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로 최대 규모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7만3300원에서 8만3400원인데, 신주와 구주를 포함해 총 890만주를 공모한다는 방침에 따라 몸값이 계산됐다.

일각에서는 HD현대마린솔루션을 조선업의 범주 안에 있는 기업으로 판단해 고평가라고 지적한다. 이에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영업이익률에 근거해 항공 MRO 기업 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해 1조4305억원의 매출과 201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4.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견조한 실적은 세계 유일한 기술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회사 출범 이후 '선박 생애주기 관리 통합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일반적인 선박 유지·보수뿐만 아니라 친환경 개조, 디지털 솔루션, 벙커링까지 총괄한다.

이 중 단연 돋보이는 분야는 친환경 개조다. 조선업계에서는 친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해부터 운항 중 선박의 감축 의무를 시행해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50% 줄이는 환경규제 강화를 시행하고 있다. 규제를 피하기 위해 문제 없이 운행 중인 선박을 폐기할 수는 없는 만큼 친환경 선박 개조가 자연스럽게 주목받은 것이다.

특히 HD현대마린솔루션이 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턴키 솔루션' 덕분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선박 개조 설계부터 부품장비 조달, 개조 시공 및 설치, 시운전, 보증 서비스까지 모두 진행하는 국내 유일 업체다. 이에 더해 △육상전원 공급장치(AMP) 개조 △LNG 재액화 설비 개조 △이중연료 엔진 개조(LNG·LPG·메탄올·암모니아 등) △노후 LNG선 FSRU 개조 등 친환경 개조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시장에서 HD현대마린솔루션의 위치는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설립 초기인 2017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03억원, 546억원에 불과했으나 34.6%의 연평균 복합성장률(CAGR)을 기록하며 지난해 1조4305억원과 2015억원으로 증가했다. 매출만 놓고 보면 불과 6년 만에 6배가 늘어난 것이다.

신사업 추진도 이어간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스마트십 솔루션(ISS)을 통해 300여척의 선박으로부터 실시간 선박 운항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예측하고, 고객에게 최적의 운항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오션와이즈'도 개발·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 제조업은 수요와 시장 상황에 따라 업황이 요동치지만 선박 유지·보수·개조 등은 항상 필요한 것이다"라며 "고점이 낮을 수는 있어도 저점이 높은 사업이라 HD현대마린솔루션도 꾸준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CWN 김정후 기자
kjh2715c@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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