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HBM 승인 지연 해소, 파운드리 수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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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식이 종가 기준 6만원을 하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CWN 소미연 기자] 삼성전자가 '5만전자'로 내려앉았다. 지난 10일 종가 5만89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갱신한데 이어 다음날인 11일에도 5만9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6만원대가 붕괴된 것은 2023년 3월 16일 이후 약 19개월 만이다. 회복세에 접어든 반도체 시장과 달리 삼성전자만 나홀로 겨울을 맞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해석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함께 한국 반도체 산업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SK하이닉스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11일 종가 18만6000원을 기록하며 전일(18만6700원) 대비 0.37% 소폭 하락했지만 18만원대 중반을 유지하며 경쟁력을 이어갔다. 국내 대장주 삼성전자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 원인에 대해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점정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매출액 79조원, 영업이익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21%, 274.49% 증가하면서 성장을 이뤄냈지만 영업이익 컨센서스(10조4000억원)보다 약 15% 하회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으로 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둘째,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3일부터 22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를 이어가며 10조원 이상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에 나섰지만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외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격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 약화, 모바일 고객사의 재고 조정, 중국 메모리 업체의 공급 증가 등이 주가 약세 원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앞으로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 전망한 증권가는 △현대차증권 10만4000원→8만6000원 △NH투자증권 9만2000원→9만원 △유진투자증권 9만1000원→8만2000원 △KB증권 9만5000원→8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현재 미래 경쟁력에 대한 우려와 과도한 저평가라는 지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주가 향방의 첫 번째 키(Key)는 5세대 HBM(HBM3E)에 대한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 승인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업계에선 3분기 내 승인 완료를 예상했지만 승인이 지연되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파운드리 역량 강화는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비핵심 분야인 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을 철수해 메모리와 파운드리 등에 재배치하는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업계에서 제기된 '파운드리 분사설'에 대해 부인했다. 이 회장은 지난 7일 경제사절단으로 방문한 필리핀에서 외신 기자와 만나 "파운드리와 시스템LSI(반도체 설계) 사업을 분사하는데 관심이 없다. 우리는 사업의 성장을 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과 무관하게 파운드리 사업을 계속 키워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CWN 소미연 기자
pink2542@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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