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7원 오른 1541.8원을 기록했다. 종가가 154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9일 1549.0원을 기록한 이후 17년 만이다. 야간거래에서는 환율이 1547원 가까이 더 오르기도 했다.
문제는 환율 상승을 이끈 요인들이 쉽게 사라지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달러인덱스는 약 1년 1개월 만에 101선을 넘어섰다. 외국인도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4조6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4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 역시 최근 경상수지 흑자가 더 이상 원화 강세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수출로 달러가 유입되더라도, 국내 개인투자자와 기관의 해외투자 자금이 그만큼 빠져나가면서 원화 약세가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환율이 현재 흐름대로 더 오르면 충격은 물가에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원유와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산업 구조상 고환율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리고, 이는 생산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소비자물가는 이미 3%대로 올라선 가운데,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도 쉽게 꺾이기 어렵다.
물가 부담은 금리 상승으로도 연결된다. 주택담보대출 지표가 되는 시장금리가 4%대로 뛰면서 대출금리 상단이 8%를 넘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가계신용 잔액이 사상 최대 수준인 상황에서 고환율과 고물가, 고금리의 ‘3고’ 현상이 동시에 가계를 압박하는 구도다.
통화당국의 운신 폭도 좁아지고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내수와 경기가 더 위축될 수 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하반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환율을 방어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만큼, 당국이 쓸 수 있는 정책 수단은 갈수록 제한되고 있다.
이 때문에 1500원대 환율을 새로운 정상 상태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뉴노멀 수용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반면 고환율이 수입업체의 비용 부담을 키우고 내수를 위축시키는 만큼 이를 그대로 용인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시장 대응을 넘어 중장기 경제 구조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환율 1540원이 예외가 아니라 상수가 되는 국면에서 한국 경제의 셈법도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사진=AI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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