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현황 오류에도 '결제라인' 통과에 내부통제시스템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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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9일 나흘 전 공시한 2023년 사업보고서에 종속기업 관련 무더기 오류가 발견돼 정정공시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포스코인터내셔널 송도사옥.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
[CWN 서종열 기자] 연매출 30조원대의 글로벌 종합상사기업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사업보고서에서 대규모 오류가 발생했다. 국내 최대 무역상사 기업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는 반응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15일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공시했다. 하지만 종속기업들의 재무현황을 잘못 기재한 것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33조원대의 매출액에 1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국내 최대 무역상사임에도 치명적인 실수를 저저른 것이다.
앞서 공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100% 종속기업인 포스코인터내셔널아메리카(미국법인)은 지난해 29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또한 포스코인터내셔널재팬(일본법인)은 270억원의 적자, 포스코인터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호주법인)은 124억원 적자, 아그파(싱가포르 팜농장)는 300억원의 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멕시코법인과 세넥스홀딩스 등 주요 종속기업들에서 적자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사업보고서 상 표기된 종소기업들의 적자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종속기업의 재무현황을 잘못 기업했다는 해명이다. 단순 기업실수로 인해 사업보고서 상의 종속기업 재무현황이 모두 적자로 표기됐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측은 "완전한 실수로 정정공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연매출 30조원대이 글로벌 무역상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실수로 작성된 사업보고서를 공시까지 했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수치오류가 사내 결제라인을 모두 통과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는 해외법인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재무통이다. 주요 종속기업들의 재무현황이 대부분 엉터리로 기재됐음에도 이 대표의 결제까지 모두 통과했다는 점에서 내부 결제라인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사업보고서는 해당기업이 연간 사업활동을 벌인 결과를 모두 기록하는 보고서로 기업의 신뢰도와 직결된다"면서 "사업규모가 작은 것도 아니고 글로벌 사업을 벌이는 기업에서 주요 종속기업의 재무현황조차 결제라인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내부통제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CWN 서종열 기자
seojy78@cw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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