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싸도 너무 비싼 추석선물, 놀라움보단 위화감만

조승범 기자 / 2024-09-03 08:51:11
▲ 조승범 기자

[CWN 조승범 기자] 유통업계가 추석 선물세트로 프리미엄을 표방한 고가의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고물가 시대에 주머니 사정이 팍팍한 소비자들에게는 사실상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신세계백화점이 이번 추석 선물로 판매 중인 프리미엄급 한우 선물 세트는 가격이 250만원에 육박한다. 그 주인공은 마블링 스코어 최고 등급인 9등급을 취득한 ‘명품 한우 The No.9’이다.

수산물 선물세트도 예외는 아니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재래굴비 특호’는 가격이 120만원에 달한다. 천일염으로 섭간한 후 36시간 냉풍 건조했다고 한다.

현대백화점도 마블링 최고 등급인 9등급만 사용한 300만원짜리 ‘현대명품 한우 넘버나인’과 200만원을 호가하는 ‘현대명품 한우 프리미엄’을 선보였다.

이보더 더한 고가의 선물세트는 주류 분야가 독차지하고 있는 중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맥켈란 레드 컬렉션 78년(700㎖)에, 현대백화점은 샤토 라투르 버티컬 컬렉션 와인 한 세트(24병)를 1억원에 각각 공개했다. 롯데백화점은 싱글몰트 위스키 ‘달모어 40년’을 3700만원에 한정 판매(1병)한다.

편의점 업계는 아예 범접할 수 없는 가격대의 위스키를 공개했다. GS25와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사들이 동시에 내놓은 스코틀랜드 위스키 ‘윈저 다이아몬드 쥬빌리’는 가격이 무려 5억원이다.

이렇게 비싼 술을 추석 선물로 구매할 소비자가 과연 있을까 싶다. 세간의 관심을 환기시키려는 마케팅 전략일 뿐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소비자들로서는 상대적 박탈감만 느낄 뿐이다.

최근 발생한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경기가 더욱 위축되고 있는 시점에서 유통업계가 자칫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이러한 소비 트렌드 조성을 지양해야 하지 않나 싶다.

CWN 조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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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범 기자 / 산업2부

생활/유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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